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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민영화 해법 "방정식 지금 푸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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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민영화 해법 "방정식 지금 푸는 중"

‘三人三色’ 민영화 뚝심, 그러나 ‘산 넘어 산’

[글로벌이코노믹=김재현기자]동상이몽(同床異夢). 서로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말이다. 현재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민영화의 모양새가 그렇다.

민영화를 꿈꾸는 주인공은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그리고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다.

이들이 꾸는 꿈은 하나다. 바로 정부보유 금융지주사들의 민영화다. 하지만 이들이 그리는 ‘민영화’의 해법은 서로 다르다.

두 지주사의 소유자인 정부를 대표해 투입된 공적자금을 손해 없이 회수하겠다는 김 위원장, 자신의 방식대로 밀어붙이는 강 회장그리고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이 회장.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MB맨’으로 불리는 측근이라는 점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힌다.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대학 후배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이 대통령과 같은 소망교회 출신으로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MB정부의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금융 관료 출신으로서 우리 경제의 중요한 고비마다 ‘소방수’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은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포함한 여러 금융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반장’으로 김 위원장을 불러들였다.

MB정권 임기동안 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공기업의 민영화 숙원을 이루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집권초기부터 공기업이 떠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천명했다. ‘민영화’ 대신 ‘선진화’라는 방정식을 내걸었다. 경영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공기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경영 효율성이 뛰어난 민간 기업에 운영권을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선수 구성은 마쳤다. 뛸 수 있는 그라운드도 마련해주었다. 두 지주회사의 ‘민영화號’ 출항을 위한 공은 이들 세 사람에게 넘어갔다.

◆김 위원장 “국민의 것은 국민에게”



▲ 김석동 금융위원장관료출신인 김 위원장은 공무원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국민의 공복’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민영화에 대해 일종의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

그의 머릿속엔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에 쏟아 부은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묘수 찾기뿐이다. 하지만 자존심에 상처도 입었다.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이 두 차례나 좌절됐다.

김 위원장은 “이런 저런 회의론에 귀 기울이다간 원칙을 잃게 된다”며 비관론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금융 매각에 대해선 더욱 그렇다. 김 위원장은 우리은행이 금융지주로 재편됐을 때 정관을 만들었을 정도로 우리금융 설립에 깊이 관여했다. 그가 느끼는 책임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금융산업 자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글로벌 대형은행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금융에 새 주인을 찾아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김 위원장은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반대논리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 노조의 총파업 경고에 대해 “우리금융에 국민 혈세를 투입한 지 11년 됐다. 국민의 것은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우리금융 민영화는 데모(시위)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산은 민영화 추진에도 그의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해 3월 김 위원장은 행정고시 15년 차이인 강만수 회장을 삼고초려 끝에 산은금융 회장에 끌여 들었다. 산은금융 민영화에 가장 적임자로 판단해서다.

◆강 회장 “난관에 굴하지 않고 반드시 민영화”



▲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현 정권의 실세인 강 회장은 기획재정부 장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 등 요직을 맡은 ‘왕의 남자’라 불린다.

강 회장은 공직에서 금융산업 재편과 같은 ‘빅 이슈’들을 많이 다뤘다. 또 잘못된 제도와 부조리를 근본에서 뜯어고치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강고집’이다.

그의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서 반드시 민영화를 이루겠다는 강한 자신감이 넘쳐났다.

강 회장은 독자적인 노선을 앞세워 다이렉트 뱅킹이나 VVIP 고객 공략 등을 통해 공격적인 수신기반 확보에 나섰다.

또한 점포와 인원 수를 확보하기 위해 11개 영업점포를 가진 HSBC 서울지점의 인수 준비로 민영화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졌다. 현재 HSBC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다.

실세로서 강 회장은 산업은행을 공공기관에서 해제시키는 성과(?)도 보여주었다. 기획재정부는 '민영화 명분'을 내세우며 산업은행과 산은금융지주를 공공기관에서 제외시켰다.

이제 민영화로 가기 위한 기업공개(IPO)의 문을 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문 두드리기가 쉽지 않다. IPO를 하기 위해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IPO를 하면 정부가 아닌 민간 지분이 생기기 때문에 정부를 믿고 투자한 해외 투자자 보유채권에 대한 정부 보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 “민영화만 된다면 어떤 방식도 좋아

▲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회장은 정부 소유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첫 연임한 인물이다. 정부가 소유 기업 CEO의 연임 불가라는 관례를 깨고 이 회장의 연임을 묵과한 것을 보면 현재 진행형인 우리금융 민영화를 마무리하라는 주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12년 상반기 내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석동 위원장도 “하반기에 우리금융을 반드시 매각하겠다”며 힘을 보태줬지만 우리금융 민영화는 맴돌 뿐 진전이 없다.

지지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규모가 너무 크다는 데 있다. 우리금융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94조8000억원으로 5대 금융지주 가운데 1위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지분의 95% 이상을 매수해야 하는데, 우리금융은 95%를 매수하려면 약 1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2010년부터 6개월 간 두 차례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고배의 잔을 마셨던 이 회장은 정부의 해결책만 바라보지 않겠다면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어떤 방식이든 민영화만 된다면 상관없다”고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우리금융은 어떤 방식으로든 민영화가 돼야 한다”며 “합병이나 국민주 공모, 지분 일괄 매각(블록 세일),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자체 민영화 등 괜찮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최근 정부에서 올해 내 완료를 목표로 민영화 절차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며 “지주사에서는 민영화가 현행 법규와 제도의 틀 안에서 우리금융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계열사간 영업시너지를 창출해 우리금융 민영화를 “완행열차에서 급행열차로 갈아타자”고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