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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연합 MOBI, ‘배터리 패스포트’ 규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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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연합 MOBI, ‘배터리 패스포트’ 규격안 마련

블록체인 활용해 배터리마다 식별번호 부여
미국·인도·독일 기업연합도 규격안 만들기 나서

독일 남서부 네커즐룸의 아우디 EV승용차 조립공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남서부 네커즐룸의 아우디 EV승용차 조립공장. 사진=로이터
혼다와 포드 등 기업연합이 배터리 제조과정의 정보를 기록한 ‘배터리 패스포트’ 규격안을 마련했다.

21일(현지시간) 닛케이(日本經濟新聞) 등 외신들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연합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배터리 마다 식별번호를 부여해 추적을 가능하게 한다.
배터리 패스포트는 유럽연합(EU)가 도입을 결정해 미국과 인도 등에서도 채택을 검토하고 있다. 폭스바겐(VW)와 시멘스 등 독일 기업연합도 규격안 만들기에 나선 상태다.

배터리 패스포트는 배터리성능 뿐만 아니라 배터리 재료의 생산국과 리사이클률, 생산이력,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인권문제에 대한 대응 등 공급망 전체의 정보를 디지털상에서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정부와 소비자 등 제3자가 이같은 정보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게 그 목적이다.

우선 처음으로 구체안을 확정한 것은 전세계 120개사 이상이 참가한 기업연합 ‘모빌리티 오픈 블록체인 이니셔티브(MOBI)’다. 조만간 블록체인을 활용한 규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U집행위 등에 표준으로 하도록 노력해나갈 방침이다.

MOBI에는 혼다와 닛산(日産)자동차, 마쓰다, 덴소, 이토추(伊藤忠)상사, 포드, GM 등 일본과 미국 업체 외에 유럽 스텔란티스, 독일 BMW등도 참여하고 있다.

규격안의 시스템은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히다치(日立)제작소도 참가해 만들었다. 암호화된 데이터관리에서 변조리스크가 적은 블록체인을 사용해 배터리마다 식별번호를 부여한다. 재료와 생산데이터, CO2배출량의 추적을 가능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는 배터리의 최소단회인 셀 마다 다른 재료를 조달하고 있다. 규격안에서는 셀 마다 제조과정을 파악하고 배터리 전체의 CO2 배출량을 정확하게 산출한다.

충방전의 빈도와 이용환경에 따라 품질 저하 정도가 다른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적절한 수선과 폐기 시기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

배터리 패스포트의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환경대책이 자리잡고 있다.

EU의 유럽의회는 6월 리튬과 코발트 등 배터리재료의 리사이클을 의무화하는데 합의했으며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배터리 패스포트의 도입을 결정했다. EU집행위가 규격과 기재사항 등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해 2026년부터 운용에 들어간다.

앞으로 배터리는 전기자동차(EV)와 재생가능에너지의 보급에 동반해 수요의 급속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EV세계판매대수는 2021년과 비교해 1.5배인 100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산출된 리튬중 약 60%가 EV에 사용됐다. 2017년의 약 15%에서 큰 폭으로 높아졌다. 배터라의 제조공정을 가시화해 투명성을 높여 환경부담 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경제안전보장상의 대책도 된다. 리튬과 니켈 등 희소금속인 생산지가 편재돼 있다. 리튬의 정련에서는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약 60%를 차지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반도체와 같이 배터리는 전략물자로 분류된다. 자원을 둘러싸 포위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재료의 리사이클의 강화가 불가피한다.

배터리 패스포트는 미국과 인도에서도 도입 검토에 나서고 있다. 논의가 앞선 유럽에서 규격만들기를 주도할 수 있다면 전세계 배터리 패스포트의 규격만들기에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