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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위드 코로나' 가 우려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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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위드 코로나' 가 우려되는 이유~

오는 15일 이후로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조치의 단계적 완화를 고민중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15일 이후로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조치의 단계적 완화를 고민중이다.
오는 9월 15일 이후를 기점으로 베트남의 코로나19관련 각종 봉쇄조치들이 완화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이 봉쇄 완화를 선택하는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 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확산세가 안정되지 않다보니 경제적인 타격이 워낙 커져 언제까지 봉쇄를 고집할수만 없는 노릇이다. 결국 '통제' 가능할 것이라 자신했던 초반 태도와 달리 어쩔수 없이 공존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준비안된 정책 남발로 현재도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한층 더 세밀한 방역정책이 동반되어야 할 '위드 코로나'를 제대로 시행할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검증안된 정책남발, 경제타격만 커져
10일(현지시간)베트남 현지매체들을 종합하면 어제(9일자)까지 베트남의 신규 확진자는 12만420건을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총 57만6096건으로 누적 사망자는 1만4470건, 감염 대비 치명율은 2.5%(세계평균 2.1%)를 기록했다. 지난 8월 19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이 넘어간 이후 좀처럼 확산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러자 봉쇄조치도 한층 강화했다. 호찌민 시는 지난달(8월) 23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이동을 전면 통제한 조치를 추가해 봉쇄 기한을 연장했다. 하노이 시도 이달 6일까지 시행키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1일까지 연장 하면서 이동을 권역별로 제한시킨 추가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시행 1주일만에 단계적 완화조치를 언급했다.

지난 2일 팜 민 찐(Pham Minh Chinh) 베트남 총리는 보건학자 70여명이 참석한 실무회의에서 “국민과 경제의 어려움이 너무 크기 때문에 봉쇄조치를 영원히 계속할 수는 없다”며 봉쇄조치의 단계적 해제를 시사했다.

이어 “여러 방안을 동원해 코로나19를 물리쳐야 한다”면서도 “국가의 목표는 전염병 확산을 막고, 질병에 안전하게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백신과 약물로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위드 코로나19(With 코로나19, 코로나19와 함께)’ 전략을 재차 언급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초반에 '지금 상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으며 조만간 신규 확진자는 줄어들 것'이란 자신만만했던 태도와 다르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너무 코로나19 상황을 쉽게 생각해 방역에 사실상 실패 하면서 경제적인 타격이 심각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게 검증되지 않은 정책의 남발이다.

남부지역에 대유행이 공단에서부터 시작되자 베트남 정부는 이른바 공장에서 먹고, 자고, 생산하는 '현장 3'생산모델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북부 박닌 삼성공장에서 시행했던 조치들을 가져온 모델이다. 당시 삼성은 공장을 별도로 격리한 체 철저히 방역조치를 취하면서 내부에 머물고 있는 근로자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백신접종과 동시에 생산 활동을 재개했다.

박닌에서 성공적으로 생산활동이 재개되자 이후 베트남 정부는 남부 공단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재확산 때 방역조치로 박닌 삼성에서 취했던 조치들을 기본으로 한 '현장 3' 생산모델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는 기업별 수준을 생각하지 않은 조치였다. 공장에서 '방역'과 '생산'을 동시에 이뤄지는 '현장 3' 생산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철저하게 방역 조치를 준수하고 검사할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고, 현장에서 일상 생활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일부 공장들이 '현장3' 생산모델에 따라 공장내 숙식을 해결할 준비를 마쳤지만 다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일부 공장들이 '현장3' 생산모델에 따라 공장내 숙식을 해결할 준비를 마쳤지만 다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나고 있다.

베트남 기업들의 시스템이라는게 기본적으로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수준에 비하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한참 미달 하는데다 기본적인 숙식을 해결하는 환경 조성도 굉장히 미흡한게 현실이다. 그나마 '현장 3'를 시행 하려면 먹고 자고 할 기본적인 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금력을 어느정도 갖춘 공장이 아니면 불가능 하다.

결과적으로 '현장 3'를 적용할 수 있는 공장도 별로 없고, 막대한 돈을 추가로 투입해 현장3 모델을 적용한 공장에서도 확진자는 계속 발생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베트남 현지매체 Vietnambiz등은 최근들어 ‘현장 3’ 방역규칙을 적용하더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많은 공장들이 운영을 중단하고 봉쇄됐다고 보도했다.

투안 안(Tuan An)시 VSIP1 공단에 위치한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에스텍 비나(Estec Vina)유한책임회사는 지방당국의 요구에 따라 생산규모를 60%로 줄이고, 1700명의 근로자가 공장에서 숙식과 생산이 가능 하도록 시설을 마련했다.

하지만 Estec Vina가 이후 실시한 코로나19 신속 테스트에서 13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공장은 역학조사를 위해 바로 운영이 중단되고 F2 근로자는 집에 가서 자가격리를, F1 근로자 700여 명은 공장에서 집중 격리조치 됐다. Estec Vina는 ‘현장 3’ 방역규칙을 적용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VSIP 산업 단지의 18개 기업 중 하나다.

산업분야 곳곳에서 정상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동안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에 따르면, 8월까지 폐업기업(일시중단 포함) 수는 8만5500개로 전년동기대비 약 20% 증가했다. 이중 영업 일시중단 기업은 25.9% 증가한 4만3200여개, 청산절차 진행 기업은 24.5% 증가한 3만여개, 청산완료 기업은 17.8% 증가한 1만2200여개였다.

특히 코로나19 최대 발생지역인 호치민시는 6.6% 증가한 2만4000여개 기업이 폐업했거나 영업을 중단, 전체 폐업기업의 28.1%를 차지했다. 폐업기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4차유행으로 고강도 봉쇄조치가 장기화되면서 남부지역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고 투자심리도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8월 산업생산지수는 전월대비 4.2%, 전년동기대비 7.4%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가공제조업이 9.2% 하락해 급락을 이끌었으며 광공업도 2.4% 하락했다. 반면 발전 및 송배전은 1.5%, 상하수 및 폐기물 처리는 0.2% 증가했다. 특히 남부지방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한 고강도 봉쇄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8월 산업생산이 급감했다.

8월 베트남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0.2로 6월의 44.1, 7월 45.1에 이어 세달연속 50 이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 3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경기가 그만큼 위축되었음을 보여준다.

최근 세계은행(WB)은 올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의 6.6%에서 4.8%로 1.8%p 하향조정했다.

■ '공존' 선택했지만 준비는 안된 체 '탁상행정' 만 반복

결국 베트남 정부는 강력한 봉쇄조치에도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지 못한 체 경제 손실만 커지자 공존을 선택했다.

현재 베트남은 호찌민 시를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를 준비중이다. 많은 산업단지와 외국기업들이 몰려있는 '경제수도'인 만큼 빠른 시일내 일상으로 복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돌이킬수 없는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호찌민 시 인민위원회 판반마이(Phan Văn Mãi) 위원장에 따르면 호찌민시는 일상 복귀를 위해 백신을 접종했거나 면역력을 가진 시민들의 이동 제한을 완화하는 백신 그린카드 제도를 검토 중이다.

9월 15일 이후 일부 사업체에 대한 영업 허가를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들은 근로자들에 대한 예방 접종을 포함해 안전 규정을 충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국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며 백신 그린카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베트남뉴스 등 현지 언론은 그린카드 대상자는 예방접종 완료자들로 한정하되, 감염 후 완치된 시민은 6개월간 예방 접종이 면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 시도 오는 16일 경제활동 재개를 준비하기 위해 15일까지 전체 시민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

쭈 응옥 안(Chu Ngọc Anh) 하노이시 인민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 통제와 백신 접종 및 검사를 지원하기 위해 국방부와 인근 10개성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방역요원들은 오는 12일까지 지역사회에서 확진자를 걸러내기 위해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가운데 레드존(고위험지역) 주민들은 2~3일에 한번씩 검사를 받게 되며, 오렌지존과 그린존은 5~7일에 한번씩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시민들은 요원들의 지도하에 자가검사도 가능하며 RT-PCR, 신속 항원검사 및 통합검사 등 모든 방법으로 검사가 이뤄진다. 12일 이후에는 표본검사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하노이시는 코로나19 검사와 함께 백신 접종을 가속화하기 위해 접종장소를 늘리고 접종시간도 야간까지로 연장해서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하노이시는 240만명 이상이 백신 1회 접종(이중 2회는 20여만명)을 완료했다. 이는 관내 18세 이상 성인인구의 35%에 해당하는 규모다.

16일부터 하노이시는 그린존과 오렌지존은 부분적으로 이동을 재개하지만 레드존은 현재와 같이 엄격한 봉쇄를 계속할 방침이다.

또 베트남 정부는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첫단계 조치로 발표한 푸꾸옥섬(Phu Quoc) 백신여권 시범사업을 예정대로 시행할 계획이다.

베트남의 제주도로 불리는 푸꾸옥 섬은 오는 10월부터 백신여권 도입을 통해 관광재개를 준비중이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의 제주도로 불리는 푸꾸옥 섬은 오는 10월부터 백신여권 도입을 통해 관광재개를 준비중이다.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는 최근 푸꾸옥섬 백신여권 시범사업을 예정대로 시행하라고 관계부처 및 당국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최남단 끼엔장성(Kien Giang) 푸꾸옥섬 백신여권 시범사업을 오는 10월부터 6개월간 예정대로 시행하기 위해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후 이 시범사업의 성과를 보고 하롱베이(Ha Long), 호이안(Hoi An), 냐짱(Nha Trang), 달랏(Da Lat)과 같은 유명 관광지로 시행을 확대할 방침이다.

외교부는 국제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백신 예방접종증명서를 소지한 국내외 관광객들이 백신여권 후보지를 여행할 수 있도록 모든 여건을 조성하고, 관련기관과 협력해 재개방 이전에 지역 주민과 관광업 종사자 모두에 백신을 접종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처럼 베트남 정부가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키로 하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대로라면 여러 선진국들의 사례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잘 통제되거나, 계획대로 백신접종이 잘 이뤄졌거나, 의료체계가 잘 유지된 상태에서 연착륙의 단계로 공존을 택했다기 보다는 이것도 찔끔, 저것도 찔끔 다 찔러보는 식으로 하다가 모두 실패한 체 '위드 코로나'를 따라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드 코로나를 위해서는 선제적인 조건과 시행이후 세부적으로 지켜져야 할 방역수칙들이 많다. 우선 방역이 안정되어야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고, 거리두기 라던지 모임이나 장소 제한, 백신접종, 의료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등이 필요하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도 통제구역을 벗어나려는 사람들도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도 통제구역을 벗어나려는 사람들도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현재 베트남 상황에서는 전제조건이 되는 방역안정 조차도 버거운 상황이다. 확산세도 여전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끊임없이 통제구역 이탈과 규정위반사례들이 수천건씩 발생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당국도 하루에도 몇개씩 방역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침에 낸 정책이 저녁에 취소되는등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하노이에 사는 A기업 법인장은 "신중하게 자기네 나라에 맞는 정책인지 검토부터 하기 보다는 선진국에서 시행되는 사례들을 무조건 도입부터 하고 보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고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하루 수천명씩 신규확진자가 쏟아지는 호찌민 시와 비교하면 하노이는 하루 확진자수가 십수명에 불과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호찌민 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강력하게 시행중이다. 그 이유는 잠재적인 확진자들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정치적 수도인 상징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확진자를 찾아내기 보다는 백신접종과 방역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물론 이러한 정책방향이 어떻게 생각하면 통계를 대외적으로 감추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지만 대내적으로는 안정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을 통제를 하고 있다고 비춰지는 효과도 나오고 있다.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아직은 좀더 베트남의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게 그 방증이다.

하지만 자칫 준비 안된 '위드 코로나'로 인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다시 확산될 경우 경제와 방역을 모두 놓칠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베트남 찐 총리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기화하는 것은 안되지만, 그렇다고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하겠다는 목표가 완료되지 않은 체 봉쇄조치를 푸는 것은 안된다'며 방역기준 달성을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