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핫이슈가 되고 있는 동안 각국 정부의 중앙은행들도 조용히 디지털 통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주 전 세계 결제수단을 위해 금융기관들은 혁신 컨벤션을 개최했다. 회의에서 제롬 파월 FRB(연준) 의장은 FRB가 메사추세츠공대와 협력해 중앙금융기관의 디지털 달러 발행의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트코인 열풍은 각국의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디지털 통화의 발행을 앞당기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다만 회의적인 관점도 있다. ‘멍청한’ 중앙은행이 핀테크에 존재하는 자유분방한 창의력을 받아들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시각장애인에게 점자표가 없는 그림 한 장만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는 논리다.
정보와 개인사생활, 법적 책임도 문제가 된다. 현재 중앙은행은 원장에 고객 정보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디지털 화폐는 그 벽을 유지하기 어렵다. 거래자들이 익명성을 포기하는 것을 동의할 지는 미지수다.
잠재적인 해결책은 디지털 화폐를 물리적인 돈과 공존시키는 것이다. 파월 의장도 이 점을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거래로 들어가면 물류 및 승인된 프레임 워크는 매우 어렵다. 전 세계 중앙은행의 25%만이 그런 외환을 생성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디지털 통화의 발행이 머나먼 이야기는 아니다. BIS 조사 결과 주요 중앙은행의 60%가 디지털 화폐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미 14%는 파일럿 평가를 완료했다. 코로나19가 원격을 강요하면서 불을 질렀다. 특히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발행은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바하마가 한 예다. 이미 디지털 통화를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해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를 위협하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내세운다. 디지털 통화는 중국이 미국을 한 발 앞섰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보증하는 디지털 화폐와 비트코인등 민간 암호화폐와의 주도권 경쟁도 불가피하다. 비트코인의 앞날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