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중국 상무부는 옛 포르투갈 식민지 마카오에서 추적이 가능한 새 통화인 디지털 위안화 실험을 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를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현지시각 6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경우 모바일 결제액이 2020년 5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본토 관광객의 도박 지출은 마카오 경제의 버팀목이지만, 이들 중국 관광객은 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에 익숙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지폐를 피해 비 접촉형 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더 늘면서 마카오 금융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마카오의 모바일 결제 이용액은 400% 이상 증가해 60억 파타카(7억5,0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은 민간의 모바일 결제로부터 ‘디지털 위안화’로의 이행도 노리고 있으며, 마카오에서 추적이 가능한 새로운 통화 실험을 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 금융당국의 이 같은 계획은 당국이 자본 이동을 추적해 부패 대책을 쉽게 수사하도록 하려는 목적도 있다.
‘디지털 위안화’ 등의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는 수수료 등이 들지 않는다는 점과 그 신뢰도 측면에서 민간의 모바일 결제를 능가하겠지만, 거기엔 자금의 움직임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민간의 모바일 결제도 그 결제 정보가 하나의 수익을 가져올지 모르지만, 완전한 자금 흐름을 파악기는 어렵다. 이에 반해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는 완전히 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개인소득세 탈세는 중국에서 다반사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보도된 당국자 추산에 따르면 개인소득세를 내는 사람은 인구의 2%에 불과하다고 한다.
결국,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금 흐름을 포착해 탈세를 막는 데 있다고 본다. 현재 고액을 투자하는 카지노 고객이나, 그 판돈의 근원이 되는 공무원들의 판공비 남용 시찰 여행에 있어서 당국이 자금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은 형편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마카오 카지노 규제 당국이 중국 전자화폐를 시범 도입할 것이라는 블룸버그의 보도에 대해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비해 소액의 판돈을 마치 놀이에 쓰는 정도의 고객이라면 자금 흐름까지 감시당할 우려는 없다. 이 때문에 소액 카지노 고객을 유치하기에 좋은 흐름이 오고 있다고도 로이터는 전했다. 만약 마카오 특별 행정구에서 ‘디지털 위안화’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면 고객층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일본서도 중국과의 경쟁의식 때문인지, 일본은행이 디지털 통화를 발행할 것을 집권여당인 자민당 등에서 제언하고 있다. 만약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엔화’가 유통되고 자금 흐름의 투명성이 강해지면 가장 곤란한 사람들은 누구인가를 생각하면 사실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는 여론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