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컨트리가든이 7일 만기가 도래한 액면가 10억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달러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홍콩 주식에 상장된 컨트리가든 주가는 연초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달러채 상환 실패 보도가 나온 직후 14%가량 폭락했으며, 상하이와 선전증시에서도 가격 제한폭까지 폭락해 거래가 중지됐다.
크레디트사이츠 산드라 차우 아시아 태평양 연구 공동대표는 “중국의 2023년 상반기 총 주택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하고, 지난 수개월 동안 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했으며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또 다른 부동산 개발 회사들의 디폴트도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원금 상환이 아니라 달러채 이자 지급에 고전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런 연쇄적인 디폴트를 막기 위해서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여전히 주택 가격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이 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7월 중국 정부는 부동산 부문의 지원을 강화하고, 그동안 투자 대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처음으로 삭제했지만,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8월 6일 현재 중국의 신규 주택 판매 평균치는 2019년 대비 4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주 34.4% 하락한 것보다도 더 나쁜 수치다.
로디움 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주택은 완공되기 전 주택 구입비가 모두 완납이 되는데, 디폴트로 인해 주택 완공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새로운 주택을 사기 위해 사전에 지불을 완료하겠다고 나서는 중국인들은 현재 거의 없다”라며 “중국 부동산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지면서 민간 부동산 부문은 중국 국가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이미 신규 주택 착공은 28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및 관련 산업이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파급 효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직접 민간 부동산 기업들의 디폴트를 구제하기 위해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삭소 마켓(Saxo Markets) 시장 전략가인 레드먼드 웡은 “중국이 2016년 디레버리징(차입축소)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부동산 개발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재융자 가능성도 마찬가지”라며 “컨트리가든이나 비슷한 상황에 처한 중국 개발자들이 채무불이행을 피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은 자산 매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부동산에서 다른 방면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 투자 책임자 리퀴안 렌은 “현재 중국 투자자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가 무엇이 될지 재평가 중”이라며 “이미 지난해 초부터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에 여전히 돈은 은행에 묶여 있는 상황이며, 반도체 등의 산업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라며 부동산 경기가 완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