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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 양안·미중 관계에 결정적 변수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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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 양안·미중 관계에 결정적 변수될 듯

대만 국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국기. 사진=로이터
2024년 1월에 실시하는 대만 총통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만은 물론 중국에서도 선거에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자유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도 이 선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현재 대만 총통선거는 어느 정도 친미 성향 후보와 친중 성향 후보 간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유권자 쟁탈전이 전개되고 있다.

어느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반도체 칩 동맹의 핵심인 TSMC가 중국에 대한 첨단 칩 수출규제에 계속 동참할 것인지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대만의 양쪽 바다인 남태평양과 태평양으로 중국의 해군력이 진출하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미국은 현재 양안 관계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겉으로는 최대한 중립을 고수하고 있지만,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2024년 대만 총통선거 의미

2024년 대만 총통선거는 2024년 1월 13일에 실시한다.

2024년 1월 치러지는 선거는 2350만 명이 투표에 참여해 총통을 결정한다. 각 당이 중국의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따라 대만은 물론 전 세계정세에 영향을 미친다.

베이징은 대만을 중국의 지방이라고 주장하고, 중국 시진핑 주석은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만 주요 정당들과 대만인들은 중국 통치를 거부한다. 주요 정당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대만을 보호하려는 계획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현재 민주진보당(DPP)과 야당인 국민당(KMT)은 둘 다 통일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KMT는 향후 최선은 중국과 더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하고, 2016년 집권한 후 대화하기를 거부해 온 DPP가 긴장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한다.

DPP는 중국이 대만에 항복과 강제 병합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며 현 상태를 바꾸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한다. 중국 정부가 군사적 공격성을 높여가자 DPP는 대화보다는 국제적 관계를 강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중국이 향후 몇 년 안에 침략을 시도하거나, 통일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외부 및 내부 목소리가 증가함에 따라 2024년부터 누가 대만을 이끌 것인지는 대만 주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중요한 이슈다.

정치적으로 총통선거는 대만의 정체성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국민의 선택이 될 것이다. 3명의 주요 후보는 DPP 라이칭더(Lai Ching-te), KMT 허우위이(Hou Yu-ih), 대만인민당(TPP)의 고원제(Ko Wen-je)다.

이들이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은 각각 다르다. DPP는 중국과의 통일에 반대하며, 중국이 군사적 침략을 강화함에 따라 대만의 국제 관계를 강화해 왔다. 반면 국민당은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에 방점을 둔다.

경제적으로 최근 대만의 경제 위기는 DPP와 그 대선 후보인 라이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2023년 1분기 대만 경제는 GDP가 작년 동기 대비 3.02% 감소하면서 기술적 침체에 접어들었다.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실질임금 하락, 물가 상승 등 경제 이슈가 여당 후보에 부담이 된다.

외교적으로 선거는 양안 관계와 미·중 경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라이는 차이잉원(Tsai Ing-wen) 총통의 노선을 지지하고 미국과 대만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강조했다.

안보 측면에서 대만의 전략적 위치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으로 선거는 대만 주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중국이 향후 몇 년간 침략을 시도할 것이라는 경고가 증가하고 있어 누가 2024년부터 대만을 이끌 것인지에 따라 전쟁이냐 평화냐 판가름이 날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대만인의 정체성이다. 대만인의 61%가 대만인을 자처한다. 그러나 여론 조사에서 주요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약 25%로 나눠진 상황이고 나머지 유권자는 어느 쪽에도 지지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 대만 총통선거의 양상

총통선거는 현재 DPP 라이칭더와 KMT 허우위이가 유리한 국면이다. 중요변수는 제3의 후보다. 이코노미스트 기사에 따르면 여론 조사에서 두 주요 정당 모두 지지율이 25%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는 부동층이나 무응답이다. 전 타이베이 시장인 고원제도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가이던스 보도에 따르면 라이는 대만 부총통이며,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당의 지명자가 됐다. 63세의 전 공중 보건 전문가는 1996년부터 타이난 시장을 시작으로 정치에 투신했다. 남부 타이난시의 전 시장인 라이는 2020년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다가 차이잉원에 패한 후, 부총통이 됐다.

그가 1월에 승리한다면 1996년 민주 선거가 시작된 이래 특정 정당이 3번 연속 승리하는 첫 사례가 된다.

라이는 2014년에 72.9%의 기록적 득표율로 타이난 시장으로 재선됐다. 그는 차이잉원 총통보다 더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는 라이가 양안의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2017년에 그는 자신을 '대만 독립을 위한 실용적 일꾼'이라고 묘사했다. 이후 우려가 계속되자 정치적으로 후퇴했다. 이제는 대만이 이미 독립을 선언할 필요가 없는 주권 국가라는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지난 4월 “대만을 계속 강화해야 하며, 민주 전선을 보호하고, 대만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더 많은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언사다. 조심스럽지만 좀 더 강경한 견해를 보이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2023년 7월, 라이는 자신의 선거운동 중 “대만 총통이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을 때 우리가 추구하는 정치적 목표가 달성될 것”이라고 언급해 중국에 큰 불만을 초래했고, 양안 관계에 긴장을 조성했다. 백악관에 입성한다는 말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양안의 안보 문제와 관련하여, 라이는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의 빈번한 횡단과 군함이 대만을 돌고 있는 가운데, 1년간의 군 징집에 찬성한다.

KMT의 허우위이는 뉴타이베이 시장이고, 2023년 5월 17일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그는 인기 있는 온건파 정치인으로, 2018년에 대만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신타이베이시의 시장이 되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에 재선됐다.

65세의 그는 경찰관으로 30년을 보냈고 대만의 권위주의 기간을 포함해 여러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건에 연루됐다. 1975년부터 KMT의 일원이었으며, 고령화된 기반을 가진 KMT로서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허우가 적격이었다. KMT는 여전히 통일된 중국 국가를 생각하고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대만인을 자처하자 중국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그는 경선 동안, “대만 독립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 그것을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나라이고, 대만은 집이다, 우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우리의 집을 잘 돌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마잉주 전 총통 노선을 따르는 것이다.

그는 '대만 독립'과 '일국양제'에 반대한다. 이런 태도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생각을 여전히 가진 국민당 주류의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베이징에 안심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당의 총통 지명 경쟁자였던 폭스콘 설립자 테리 고우는 허우가 독립을 선언하지 않기 때문에 총통이 되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층에서는 국민당의 전통적인 외교 정책을 고려할 때, 허우가 미국과 많은 협력의 필요성을 보지 못하고 중국과의 협상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허우는 군 목무 연장에 불만이 많은 젊은 층과 부모 세대를 지지층으로 만들기 위해 늘어난 징집 기간(1년)을 4개월로 줄이려고 한다.

TPP의 총통 후보 지명자는 고원제이다. DPP와 KMT 양자 대결에 중대한 방해 요소다. 전 타이베이 시장은 당초 DPP 성향이었으나 노선 갈등으로 대만 인민당(TPP)을 창당했다.

그는 인기 있는 인물이지만, 양안 관계에서 모호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고원제는 타이베이 시장으로 18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사업이 먼저고, 정치는 나중'이라는 입장이다. 선거 캠페인에서 양안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대화를 강조한다. 중국을 다루면서 '봉쇄와 대화의 혼합'을 말한다.

그의 외교 정책은 국민당에 더 가깝고, 미국에 대한 태도는 불규칙한 상태라고 평가된다. 그는 계속 자신을 중국이 받아들일 만한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반미주의자는 아니다. 중간에 있다. 대만의 복잡한 여론 구도와 정치 지형을 감안해 정치적 실익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양안의 문화 교류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대만의 군사력을 강화할 것을 주장한다. 중국 정부의 변경 계획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독립을 유지하는 것이 유일한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선언했다.

4월에 그는 미국으로 3주간의 여행을 떠났다. 그의 당을 그곳의 고위 인사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미국에 너무 가까이 서지는 않았다.

그는 현재 여론 흐름을 볼 때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지만, 여론조사에서 15~20%의 지지율을 보여 큰 변수가 되고 있다. 3파전으로 가느냐, 아니면 그가 다른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

한편, 인도의 씽크탱크인 관찰자연구재단(OBSERVER RESEARCH FOUNDATION)은 대만 선거에 미세하지만, 표차가 크지 않을 경우 이민자투표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주로 결혼 또는 장기 체류를 통해 대만 시민권을 획득한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 이민자들은 최신 데이터(2022년 11월)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2.5%다. 그들 중 1.5%인 28만9024명이 투표할 자격이 있다. 비록 그들이 전체 유권자의 작은 부분을 구성하지만, 박빙의 선거에서 영향을 줄 수 있다.

◇ 자유 진영의 대만 총통선거를 보는 시각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모두 차이잉원 총통을 지지했다. 그간 DPP 정부와 강한 유대를 갖고 확고한 지원을 제공했으며, 대만이 중국에 강제로 통일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현상 유지에 무게를 둔다.

하지만, 현재 여론 흐름에서 누구도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과 중·미·대만 삼각관계의 긴장 고조를 감안해 선거에 개입하거나 관여한다는 인식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유력한 대만의 총통 후보들이 미국을 방문해도 국빈 예우가 아니라 민간인 차원의 방문으로 보호하고, 미국과의 유대 강화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웃 일본도 마찬가지다. 내심 지지 후보는 있지만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지지하는 일은 삼가려고 한다. 대만 유권자 가운데는 일본을 좋아하는 층이 두텁지만, 이들은 굳이 일본이 의사를 표명하지 않아도 지지 후보가 마음속으로 정해진 상태라는 것이 정설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