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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세계 무역 후퇴, 길고 깊어질 것”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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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세계 무역 후퇴, 길고 깊어질 것” 경고

선적된 컨테이너들이 머스크 해운선박에 의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선적된 컨테이너들이 머스크 해운선박에 의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머스크의 전성기를 가져다준 것은 컨테이너선의 발달이었다. 1966년에 첫 컨테이너선 운항을 개시한 이후, 단기간에 전 세계에서 컨테이너선을 운영했다. 1973년에는 컨테이너 전문 부서가 만들어졌고, 1995년에 해운협정에 가입하고 1996년에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하게 됐다. 1997년과 2006년에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의 타이틀을 갱신하는 선박들을 보유하게 되며 세계 최대 해운사의 위용을 떨치고 있다.

이런 세계적 컨테이너 운송 기업을 운영하는 머스크가 전 세계 무역의 하락이 길고 깊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유럽과 미국 경기 침체 위험으로 인해 기업들이 재고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해운 및 물류 그룹인 머스크는 세계 무역의 지표로 여겨지는 세계 컨테이너 수요가 올해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머스크는 전 세계 무역의 하락에 따른 매출과 이익이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세계 무역의 감소 전망

세계화와 관련된 산업인 컨테이너 운송은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에 역사적 호황을 경험했다. 소매업체와 산업체는 재고를 보충하고 전염병 방지 봉쇄 조치가 해제된 후 억눌렸던 수요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머스크는 2023년 가장 큰 조정의 한가운데에 있다며, 전쟁에다 공급망 재편, 고금리로 인한 투자 위축으로 급진적 수요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 경제 전망은 지난해 10월 WTO의 최근 무역 전망이 발표된 이후 소폭 개선됐지만 2023년 무역 확대 속도는 여전히 미미한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높은 인플레이션, 긴축 통화정책 및 금융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 무역은 압박받고 있다.

WTO 경제학자들은 현재 2023년 상품 무역량이 지난 10월의 1.0% 추정치에서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올해 무역과 생산 증가율은 지난 10년 동안 평균치인 2.6%와 2.7%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 무역 성장률을 3.2%로 반등할 것으로 보지만 추정치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 세계 식량 불안, 경제 위기로 인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 등 상당한 하방 위험이 존재해 불확실한 상태다.

◇ 머스크의 위기와 타개책

머스크는 운송 물량의 전반적 감소로 지속적인 수익 목표를 조정하고 있다. 2분기 머스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130억 달러였다.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후 이익은 72% 감소한 29억 달러였다. 호황의 절정기였던 2022년 370억 달러에 비해 약 92%나 수익이 감소했다.

세계 경제 둔화와 불안정성, 그리고 소비자 수요의 감소로 주요 수입원인 컨테이너 수요가 줄었다. 또한, 국가별 경기 부양 정책 시행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의 컨테이너 수출입 확대 등으로 컨테이너 수요가 증가했지만, 선박 및 항만 운영 개선 및 체선 완화로 운임 단가가 하락한 것도 타격의 한 원인이 됐다.

컨테이너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2분기에 4~6.5% 정도가 감소했다.

또한, 머스크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지중해 해운회사(MSC)와 경쟁에 패배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와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 운송업체 자리도 내주었다.

이는 두 회사가 매우 다른 전략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그룹은 변동하는 운송 수익을 상쇄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급등한 수익을 육상 물류 사업을 확장하는데 투자했다.

머스크는 코로나 당시 공급망의 병목 현상을 경험한 다음 이를 극복하려고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부터 제품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려고 했다.

비용을 더 절감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엔드 투 엔드’ 솔루션 전략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36억 달러를 투자해 홍콩에 본사를 둔 물류 회사인 LF 로지스틱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아시아 태평양 14개국에 걸쳐 약 223개의 창고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었다. 향후 4년 동안 인수의 효과로 매출과 수익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머스크의 총 창고 수는 전 세계적으로 549개로 늘어나 처리 용량은 40%나 증가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금리가 본격화되고, 2023년에 중국 경제봉쇄 해제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다. 글로벌 무역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자 투자는 비용 증대로 나타났다.

반면, MSC는 신규 선박에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1970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국제 해운 회사로 산업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 세계 팀이 고객에게 24시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운항 소요 시간을 보장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머스크는 하반기에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본격화하고, 미국도 2024년부터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그간 확장한 물류 창고 등이 수익을 창출하는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