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 19개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 수는 총 5만711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6만5161명보다 12.3%(8044명) 줄어든 규모다. 보험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2019년 말 8만7015명에 달했던 설계사 수는 2020년 8만9355명, 2021년 6만6895명, 2022년 5만9844명으로 인력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속설계사의 근속연수도 짧아지는 추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13회차 정착률은 40~50% 수준으로, 설계사 2명 중 1명은 1년 내 영업조직에서 이탈했다.
‘보험의 꽃’이라 불리는 전속설계사 수가 급감한 배경은 영업 채널이 전속 영업조직에서 GA로 재편된 영향이다. 금융권 내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파르게 진행하면서, 금융상품 가입 등이 모바일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지만, 보험시장은 GA나 전속설계사 등 대면 채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보험연구원이 작년 한 해 보험사에서 발생한 초회·원수보험료를 분석한 결과 80~90% 이상이 대면 영업에서 발생했다. 특히 채널별 판매 비중을 보면 GA가 56.2%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고, 전속판매 비중은 11.6%에 그쳤다. 보험사들이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 분리’를 통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배경도 설계사 이탈에 따른 영업력 약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전속 영업조직은 보험사의 영업통제력이 강해 일정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지만, 설계사가 이탈하면 영업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반면 자회사형 GA는 보험회사가 판매조직에 대한 통제권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고, 여러 회사의 상품을 취급할 수 있어서 설계사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달 기준 자회사형 GA를 설립한 회사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포함해 총 16개다. 최근 HK금융파트너스를 출범시킨 흥국생명에 이어 이달 말에는 AIA생명도 자회사형 GA법인 ‘AIA 프리미어 파트너스’ 출범을 준비 중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판매인력 증원을 위한 GA 업체의 과도한 비용지출 경쟁과 설계사들의 잦은 이동은 불완전 판매나 승환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싱가포르의 경우 설계사 영입 과정에서 과도한 인센티브 지급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설계사 보수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