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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역사상 첫 사무실 공간 감소…업무용 빌딩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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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역사상 첫 사무실 공간 감소…업무용 빌딩 '위기'

업무용 빌딩 신축 감소, 기존 빌딩은 주거용 등으로 전환 가속화

미국에서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무실 공간이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사진=덴버 포스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무실 공간이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사진=덴버 포스트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사무실 공간이 줄어들었다.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사무실 수요가 감소해 업무용 빌딩 신축이 줄어들고, 기존 빌딩은 주거용 등으로 전환되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 서비스 업체 존스랑라살(Jones Lang LaSalle, JLL)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에서 사무실 신축 공간이 500만 스퀘어피트(약 46만5000㎡) 이하로 줄었다. 특히 사무실 공간 중에서 1470만 스퀘어피트가 다른 목적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JLL은 최소한 2000년 이후 미국에서 사무실 공간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JLL은 현재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이 2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사무실 공간이 줄어든 핵심 이유로 재택근무 확산과 함께 사무용 부동산 위기가 꼽힌다. 저금리 시대에 빌딩을 신축했던 건물 소유주들이 금리 상승으로 대출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 채무불이행에 빠지거나 건물 소유권을 포기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미국에서 업무용 빌딩 수요 감소는 이를 아파트로 개조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아파트 리스팅 서비스 업체 렌트카페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무실 빌딩을 아파트나 콘도 등 공동주택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건수가 4만5000건에 달한다.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디폴트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업무용 빌딩이 직격탄을 맞았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리얼 애셋(MSCI Real Assets)에 따르면 올해 2기 업무용 빌딩의 디폴트 규모가 248억 달러(약 31조4200억원)에 달해 그전 분기에 비해 36%가 증가했다. 올 2분기에 쇼핑몰을 포함한 소매점의 디폴트 규모는 227억 달러, 호텔은 135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미국에서 업무용 빌딩의 디폴트 규모가 소매점을 앞질렀다.

올해 2분기 전체 상업용 건물의 디폴트 규모는 720억 달러로 올 1분기에 비해 13%가 증가했다. MSCI는 앞으로 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1620억 달러(약 205조25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MSCI 리얼 애셋은 이 보고서에서 “업무용 빌딩 분야가 상업용 빌딩 디폴트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면서 “이는 201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10대 도시 업무용 빌딩 사용 비율이 팬데믹 이전의 50% 수준에 불과하다고 빌딩 관리 기업 캐슬시스템스가 밝혔다. 부동산 분석 기업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올해 6월에 업무용 빌딩의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27%가 하락했다. 전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이 기간에 12% 하락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