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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저당국, 심해 광물 개발 국제규범 마련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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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저당국, 심해 광물 개발 국제규범 마련 지연

캐나다 광산기업 메탈스 컴퍼니가 운영 중인 심해저 채굴선박 전방에서 심해저 채굴 반대 시위 중인 그린피스 회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광산기업 메탈스 컴퍼니가 운영 중인 심해저 채굴선박 전방에서 심해저 채굴 반대 시위 중인 그린피스 회원. 사진=로이터
세계 주요 국가들은 자원을 국유화하고 자원을 국가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업들은 에너지와 핵심 배터리 소재를 심해에서 개척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심해 채굴 사업 중 하나로, 태평양 국가 나우루의 딥그린(DeepGreen)이라는 캐나다 기업 자회사인 나우루 오션 리소스가 하와이와 멕시코 사이의 북태평양 클라리온 클리퍼톤 구역(CCZ)에서 채굴을 시작할 계획임을 지난 2021년 6월 25일 발표했다.
당시 과학자들과 세계 지도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그것은 기업들이 곧 처음으로 바다의 가장 깊은 곳에서 니켈, 코발트, 구리와 같은 광물을 수확하기 시작할 수 있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나우루 대통령 리오넬 아인지메아는 국제해저청(ISA)에 신청한 지 2년 후인 2023년에 채굴을 시작할 의도를 통보했다.

이는 ISA가 2023년 7월까지 심해 채굴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는 데드라인이 임박했음을 의미했다. 시한이 지나면 공식적으로 심해 채굴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ISA는 신청을 받은 지 2년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심해 채굴에 대한 국제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해 채굴에 대한 국제규범은 새로운 산업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범이 아직 없으며, 환경파괴 영향 우려로 국가별로 이해관계가 다르고, 기술적으로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안전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나우루의 심해 채굴에 대해 유럽연합(EU) 의회, 피지와 파푸아뉴기니를 포함한 여러 태평양 국가들은 심해 채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보이며, 환경 영향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ISA는 167개 회원국과 EU 12개국으로 구성된 정부 간 기관으로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과 1994년 이행협정에 따라 설립됐다.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국제 해저 지역의 모든 광물 관련 활동을 조직·규제·통제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전 세계 해양에서 국가 관할권을 넘어서 국제 해저에서의 광업 및 관련 활동을 규제한다.

◇ 심해 채굴에 대한 반대 여론

점점 더 많은 정부와 자연보호 활동가들이 허가를 내주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들은 ISA가 심해 채굴에 대한 규정을 수립할 때까지 제안된 채굴 노력을 불허하기를 희망한다. 많은 환경 연구자들은 규정을 만들기에는 바다의 심연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다고 말한다.

해양 거버넌스 전문가이자 포츠담 헬름홀츠 센터의 지속 가능성 연구소에 근무하는 프라데프 싱 연구원은 “심해저 채굴을 책임 있는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육안에 보이는 육지 채굴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듯이 보이지 않는 바다에서는 새로운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심해 채굴이 민감한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작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소음만으로도 록 콘서트보다 더 클 수 있다. 채광은 또한 인근 생태계를 질식시킬 수 있는 퇴적물 기둥을 일으킬 수 있다.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많다.

심해에서 배터리 재료를 채굴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지극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12개 이상의 국가가 심해 채굴에 대한 모라토리엄 또는 중단을 요구했으며 이번 주에 스위스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과학적 정보 부족과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심해에 대해 과학 연구를 추가로 진행하고 저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심해 채굴에 대한 찬성론


심해를 채굴하려는 국가와 기업들은 경제 발전을 내세운다. 전기차, 태양열 패널 및 수많은 일상 기기에 충전식 배터리가 필요하지만, 코발트와 같은 주요 배터리 소재는 특정 국가가 지배하고 육상 기반 공급망은 불안정하다고 말한다. 인권 유린도 언급한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져 가난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해저면에 니켈, 구리, 코발트, 망간이 풍부한 덩어리가 있으므로 이를 개발하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중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도 자원 확보를 위해 심해 채굴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국제 규범 제정은 늦어질 듯

ISA는 7월 10일 나우루가 제출한 문제에 대해 답을 주어야 하지만, 아직은 그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나우루는 바로 심해 개발에 착수할 수 없다.

심해 채굴에 나서는 기업들은 “ISA가 작성하는 규정이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자원에 대한 책임 있는 접근 및 사용에 대한 요구 사항을 설정하는 동시에 해양 환경의 추가 보호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규정이 마련될 때까지 제안된 심해 광산 프로젝트에 대한 작업 계획을 승인하지 않도록 국제해저당국(Seabed Authority)에 촉구하는 결의안 초안도 7월에 논의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심해 채굴에 대한 사실상 모라토리엄이 된다.

그러나 이는 출석 ISA 총회 회원의 3분의 2의 승인이 필요하며 총회에는 167개국과 EU의 대표가 포함된다. 따라서 합의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로 협상이 지연된 ISA는 7월 회의에서 나우루의 심해 채굴 신청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한다. 실제 규제가 시행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먼 것처럼 보인다. 심해 채굴 실제 승인은 시간이 걸릴 이슈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