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추가금리인상 우려에 국내 대출금리 상승전환…고통 가중

4일 금융권과 업계 등에 따르면 고금리 대출을 받은 가계와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들이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등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12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 급증했다. 통계청이 1인 가구를 포함해 가계동향조사를 실시한 2006년 이후 최고치다.
이는 한은이 작년 4월부터 7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대출금리도 함께 상승하면서 가계의 부담을 높였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5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조2000억원 증가한 105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4조3000억원 증가한 807조9000억원으로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됐다. 그동안 높은 금리 등으로 인해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대출이나 신용한도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도 247조3000억원으로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 가계부채 규모가 커지면 가계소득의 일부가 이자비용으로 빠져나가 소비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은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높은 가계부채 수준은 가계의 소비를 제약하는 한편 금융위기 가능성을 증대시키거나 성장 잠재력을 훼손해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서민들의 한숨은 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대출금리가 5% 초반에서 7% 가까이 올랐다. 월급 빼고 다 오르니 이자 갚을 길이 막막하다"며 "저축도 못 하고 소비도 못 하고 있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자영업자들도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에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B씨는 "금리가 너무 많이 올랐다. 이자 때문에 인건비도 부담스러워서 올해 홀 직원도 내보냈다"고 토로했다.
B씨와 같은 건물에 있는 족발집은 문을 닫았다. B씨는 "물가가 상승하면서 (족발집에) 찾아오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인건비라도 줄이기 위해 사장 부부 둘이서 운영하다가 월세·이자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 폐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다시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뒤 하반기에 두 번 더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두 번 연속 금리인상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2025년까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해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미국 최종금리 수준은 5.50~5.75%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2.25%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호주 중앙은행도 금리 동결을 선언한 후 결국 지난달 인상했다. 한국도 물가 등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 한국이 절대로 금리 인상을 하지 못할 거라고 판단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