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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의 사장님?…K-프랜차이즈, 美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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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의 사장님?…K-프랜차이즈, 美 홀렸다

프랜차이즈 무덤 美서 가맹사업 비중 90%…현지인 가맹 요청 급증
차별화된 K-스타일 푸드·매장 인기 비결…유명 TV프로그램에도 소개

위부터 미국 아침 뉴스 쇼 프로그램에 노출되고 있는 SPC 파리바게뜨 로고와 제품, 미국 유명 프로그램에서 CJ푸드빌 뚜레쥬르의 해피 마더스데이 컬렉션 케이크 및 디저트가 소개되는 장면.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위부터 미국 아침 뉴스 쇼 프로그램에 노출되고 있는 SPC 파리바게뜨 로고와 제품, 미국 유명 프로그램에서 CJ푸드빌 뚜레쥬르의 해피 마더스데이 컬렉션 케이크 및 디저트가 소개되는 장면. 사진=각 사
K-외식 프랜차이즈가 미국인의 입맛을 홀리며 그 인기를 과시 중이다. 미국 현지의 다양한 미디어에선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소개하는 방송으로 장식되며, 예전과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인들의 가맹문의도 쏟아지고 있다. 과거 가맹사업이 교민 위주로 이뤄진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으로, K-외식 프랜차이즈는 이제 ‘대세’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고장인 미국에서 K-외식 프랜차이즈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은 해외 진출국 중에서도 ‘프랜차이즈’ 무덤으로 통할 만큼 극강의 난도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K-스타일 베이커리와 치킨, 품질의 우수성으로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SPC 파리바게뜨와 CJ 푸드빌 뚜레쥬르, 제너시스 BBQ가 그 주역으로 현지와 차별화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현지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례로, 통상 미국에서 베이커리류를 취급하는 곳들은 대부분 취식이 불가능한 형태로 매장이 꾸려져 있지만,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카페형 매장으로 운영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버터크림 위주의 다소 무거울 수 있는 크림류 케이크를 판매하는 미국의 일반적 베이커리 전문점과 달리 생크림 케이크를 취급하는 것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국내에선 보편화 됐지만, 미국에서는 낯선 판매 기법인 '쟁반과 집게를 이용해 직접 담는 방식'도 새로운 경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이탈리아에서 온 피자·파스타나 베트남 혹은 태국식 요리들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범용성”이라며 “누구든 쉽게 먹을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인데, 베이커리도 이러한 보편적인 특징을 잡아내 너무 달거나, 너무 과하지 않게 적당한 맛을 찾아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메뉴의 다양성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오봉팽, 프레타망제, 파네라브레드 등 미국 시장의 기존 베이커리가 판매하는 품목이 평균 100종류 이하인 것에 비해 파리바게뜨의 경우 평균 300종 이상의 품목을 취급한다. CJ푸드빌도 뚜레쥬르도 미국 현지에서 매일 200~300가지의 다양한 베이커리류를 선보이고 있다.

치킨 종주국 미국을 반하게 한 BBQ를 비롯한 K-치킨 브랜 역시 다양성과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BBQ 관계자는 “미국에서 치킨 하면 흔히 KFC 치킨을 떠올리는데, KFC 치킨은 미리 튀겨 온장고에서 판매하는 형태라면 BBQ는 주문 즉시 조리해 내고 있다”며 “또 마리네이드 작업으로 연육한 고기를 사용해 잡내와 퍽퍽한 식감을 잡고, 간장·양념 등 치킨과 소스를 버무린 다양한 메뉴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현지 미디어도 들썩이고 있다. 미국 FOX 11 유명 프로그램 ‘굿데이 LA’의 ‘테이스티 튜즈데이’에는 뚜레쥬르가 인기 베이커리로 전파를 탔다. 미국 어버이의 날을 맞아 현지에서 한정판으로 선보인 ‘해피 마더스데이 컬렉션’ 케이크 및 디저트 등이 소개 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기념일이 많은 미국에서 뚜레쥬르가 선보이는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생크림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K-베이커리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6일에는 파리바게뜨 카페 콘셉트로 꾸며진 야외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아침뉴스 쇼 ‘폭스 앤 프렌즈’에 파리바게뜨 제품과 로고가 노출됐다. BBQ는 글로벌 외식업 전문지 등에서 미국 내 가장 빨리 성장하는 외식 브랜드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K-외식 프랜차이즈만이 가진 경쟁력에 미국 내 가맹점 확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프랜차이즈에서 가맹점 비중은 시장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안착했지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지는데, 가맹 문의가 급증하면서 사업이 안정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들어 미국 진출 지역이 27개 주(州)로 확대됐다. 미국 내 130여 매장 중 가맹점이 100개를 넘어서며 현지 가맹점 비중은 85%를 기록했다. SPC 관계자는 “올해 예정된 160곳의 추가 가맹 계약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뚜레쥬르 가맹점 비율 90% 이상에 이른다. 미국의 LA·뉴욕 등 21개 주 핵심 상권에서 현재 9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미국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확보한 BBQ는 현재 25개 주에서 25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가맹점 비중은 90% 수준이다. BBQ 측은 “사업 초기, 한인 거주 비율이 높은 곳에 매장을 냈지만 최근에는 한인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하와이에서는 현지인과 관광객의 관심 속에 가맹점 문의까지 쇄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bhc치킨과 교촌치킨도 해외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bhc치킨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LA 사우스 페어팩스 애비뉴에 북미 1호점을 공식 오픈했다. 이곳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bhc치킨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미국 서부지역에 직영법인을 통해 3개 매장을 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진출해 있는 베이커리와 치킨 프랜차이즈는 탄탄한 제조 역량을 뒷받침하고 있는 곳들”이라며 “이들의 가맹사업이 안정궤도에 진입한 만큼 내수시장에서 다져진 깐깐한 위생관리와 품질로 한계에 부딪힌 국내 사업에서 벗어나 해외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밍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