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뉴스人] 웨이브 '피의 게임2' 현정완 PD "보여주고 싶은 그림 아직 남았다"

글로벌이코노믹

[뉴스人] 웨이브 '피의 게임2' 현정완 PD "보여주고 싶은 그림 아직 남았다"

"OTT와 지상파, 큰 차이 못 느껴…소수 시청자 위한 프로그램 가능한 것 특징"
"하승진·덱스 논란, 판단은 시청자의 몫…어떤 플랫폼에서 만드는지 생각해야"
웨이브 '피의 게임2' 현정완 PD. 사진=웨이브이미지 확대보기
웨이브 '피의 게임2' 현정완 PD. 사진=웨이브
웨이브의 5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515만 명으로 전월 대비 4.8% 늘었다. 소규모 증가세이긴 하지만, 국내 서비스 중인 OTT 중 가장 많이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는 안팎으로 여러 이유가 있다. 외적으로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인 누누티비의 서비스 종료로 실사용자가 늘어났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2'의 흥행이 주효했다.

웨이브에 따르면 '피의 게임2'는 공개 이후 웨이브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신규 유료가입 견인 1위를 달성했다. 더 커진 스케일과 더 매콤해진 전개로 시청자들을 끝까지 사로잡았던 '피의 게임2'는 지난 9일 마지막 회(13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전편에 이어 속편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현정완 PD는 웨이브와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어쩌면 '더 매운맛 전개'를 허락해준 웨이브에게 현 PD는 '더 매워진 전개'로 보답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얻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구세주 같을지도 모르겠다.
본지에서는 최근 '피의 게임2' 측이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와 별개로 현정완 PD에 관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에 관한 물음은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활발히 진행된 만큼 이번 인터뷰에서는 OTT 플랫폼과 협업한 소감과 변해버린 방송 환경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현 PD는 '피의 게임2'를 종영한 소감으로 "재밌게 끝까지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게임에 진심으로 임해주고, 최선을 다해 플레이한 출연자들이 있었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PD 입장에서는 잘된 점보다 아쉬운 점, 부족한 점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온다. 시즌3로 돌아오게 된다면 더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피의 게임2'는 이전 시즌이 지상파 프로그램이었다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된 첫 사례다. 공영방송의 정체성 때문에 표현 수위가 다소 보수적인 지상파 채널의 한계를 뛰어넘어 과감한 시도를 보였다는 점이 '피의 게임2'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제작 환경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현 PD는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현 PD는 "제작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MBC 소속이고, MBC의 자원을 기반으로 제작한다. 물론 MBC는 실시간 TV 방송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MBC가 가진 기술, CG팀, 인력배치 등 제작에 필요한 여러 자원이 실시간 TV 방송을 먼저 지원한다. 그래도 MBC의 많은 분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셔서 다른 예능을 만드는 것처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 피드백의 경우, TV 방송은 최종 편집본이 늦게는 방송 당일, 빠르게는 방송 1, 2일 전에 나온다면 OTT는 심의 일정 때문에 최종 편집본이 공개 몇 주 전에 나온다. 그래서 TV로 할 때는 즉각적으로 시청자의 피드백을 받아 다음 회차 내용에 반영한다면, OTT 오리지널은 그러기 힘들다. 영화나 사전 제작 드라마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한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제작발표회 당시 현정완 PD 모습. 사진=웨이브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한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제작발표회 당시 현정완 PD 모습. 사진=웨이브

현 PD는 제작 환경에 대해 차이를 크게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MBC에서 여러모로 지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시청자 피드백은 방송과 차이가 큰 모양이다. 이런 차이는 변해버린 방송 환경에서 체감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MBC는 OTT 플랫폼과 협업이 자유로운 상황이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조성현 PD나 '피지컬100'의 장호기 PD 모두 MBC 출신이다. 이 때문에 이들 프로그램의 제작도 MBC를 통해 이뤄졌다. 웨이브 오리지널 '국가수사본부'는 SBS 교양국 소속의 배정훈 PD가 제작했지만, SBS가 직접 제작에 관여하진 않았다.

현 PD는 "경영진의 입장은 '해보고 싶으면 해봐라' 정도의 느낌인 것 같다"며 "PD 입장에서는 TV 하나만 보고 만들 때는 시청률 나오는 프로그램만 기획할 수 있었는데 OTT 오리지널은 소수가 열광하는 프로그램이라도 가능한 분위기다"라고 답했다.

'피의 게임2'에 대해서도 OTT 오리지널인 만큼 전편과 달리 과감한 시도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현 PD는 "TV는 전 세대, 남녀노소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게 둥글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과감한 시도를 하기 힘들다. 그러나 '피의 게임2'는 애초에 기획 단계에서부터 TV는 아예 고려하지 않은 채 OTT 오리지널로 시작했고 그에 맞춰 TV에서 볼 수 없는 OTT 오리지널의 장점을 극대화하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OTT 오리지널의 강점을 최대한 살렸지만, 그에 따른 논란도 감수해야 했다. '피의 게임2'만 하더라도 하승진과 덱스의 몸싸움에서 시작된 논란을 비롯해 제작진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 상당수 있었다.

현 PD는 이에 대해 "왜, 어떤 이유로 이렇게 행동했는지 각자의 의견을 인터뷰로 넣어주는 편이다. '이래서 이런 행동을 했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식이다. 판단과 해석은 시청자의 몫에 맡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제작진이 누군가를 보호하려다 다른 누군가가 억울하게 피해를 봤다는 사례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해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피의 게임2' 스틸컷. 사진=웨이브이미지 확대보기
'피의 게임2' 스틸컷. 사진=웨이브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자칫 불거질 수 있는 출연자의 논란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플랫폼이 여러 곳으로 확장된 만큼 제작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현 PD는 "어떤 플랫폼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는지 가장 먼저 생각한다. TV 예능은 전 세대, 남녀노소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어느 누가 보더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OTT 오리지널 예능은 유료 가입자가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서 보기 때문에 조금 더 과감한 선택지도 열어두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피의 게임2'는 제작 발표 단계에서부터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지만, 꽤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특히 웨이브 입장에서는 '효자상품'인 만큼 시즌3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웨이브의 긍정적인 입장과 달리 현 PD는 고민이 많다.

현 PD는 "시즌3는 규모를 다시 줄이기도 어렵고, 무작정 제작비를 늘릴 수도 없는데 어디까지 세계관을 확장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지점이 많다"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시즌2가 결점이 없는 완벽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시즌3를 할 엄두도 못 냈을 거 같은데 PD로서 시즌2를 보며 보완하고 싶은 점도 있고 보여주고 싶은 그림도 아직 남았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피의 게임2'에 만족한 시청자라면 더 재미있는 시즌3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더 재밌어질 시즌3를 기대하기 전에 아직 시즌2를 안 봤다면, 시즌2가 막 마무리된 지금은 정주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어쩌면 누군가는 정주행을 위해 아껴뒀다가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할 수도 있다.

그런 시청자들에게 현 PD는 "스포를 보지 말고 보시기를. 더 깊이 있게 보시려면 미방영분과 출연자 리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으니 정주행 끝나고 한 번 찾아보시기를. 부족한 점이 보이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시기를"이라고 당부했다.

'피의 게임' 시즌1과 시즌2 그리고 미방분은 오직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다. 또 출연자 리뷰는 웨이브 유튜브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