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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장비업체들, 중국 시장 잃은 후 한국으로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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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장비업체들, 중국 시장 잃은 후 한국으로 몰려온다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용인 허브로 집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장비제조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용인 허브로 집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정학적 변동과 재세계화, 반도체 기술 전쟁에 대비해 향후 20년 동안 300조 원을 투자해 새로운 생산 허브를 구축하려는 삼성전자의 계획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제조 장비 회사들이 한국에 시설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의 전 세계 매출은 2021년 1026억 달러에서 지난해 1076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앤드 장비는 전체 시장에서 20~30% 내외이다. 이 제품 가운데 상당수를 중국이 수입했는데 이 수출길이 막혔다.
이제 중국으로 하이앤드 반도체 장비들이 수출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판매는 TSMC와 삼성전자의 두 회사로 좁혀졌다.

또한, 장비 제조업체가 둘 중 하나와 공동 개발에 참여하지 않으면 기술력 부문에서 뒤처질 위험이 크다. 한 개 업체라도 잡아야 최고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고 혁신도 현장 생산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인근에 시설을 구축하여 고객과의 거리를 단축하면 시행착오로 인한 리드 타임을 최대한 줄일 수 있어 잠재적으로 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장비업체들은 최고 난이도의 첨단 반도체 제조공정과 밀착하는 것이 기술은 물론 수주 확대에도 유리하다.

장비 제조업체 엔지니어가 근처에 있으면 상당한 이점이 있다. 특히 삼성은 기업의 경계를 초월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장비 및 재료 제조업체와 공동 노력을 표명했다.

한일관계 개선으로 수출 제재에서 한국이 제외됨에 따라 중국 시장을 잃은 일본 반도체 장비 기업들은 일본 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용인으로 몰려들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장비기업인 도쿄일렉트론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연구개발 시설 인근인 화성에 있는 기술 개발 기지에 클린룸을 추가할 예정이다.

일본의 또 다른 칩 장비 공급업체로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세계 5위의 기업이며, 특히 진공 시스템 시장에서는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울백(Ulvac)은 2024년에 한국에서 첫 번째 개발 시설을 개소할 예정이다.

식각 장비에서 세계 3위의 점유율을 가진 고쿠사이 전기와 공정 가스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가진 히타치 하이테크도 클린룸을 강화하는 등 한국 진출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세계 최고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용인으로 몰려들고 있다.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네덜란드 ASML홀딩스 등 반도체 제조장비 대기업 임원들이 경기도 관공서를 방문해 도내 투자 방안과 인프라 개발, 세제 혜택 등을 논의 중이다.

지난 3월 한국 정부는 삼성이 2042년까지 서울 남쪽 용인의 반도체 공장에 30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포함하는 국가 첨단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집중을 돕기 위한 세금 및 기타 인센티브를 논의하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꾸준한 자본투자를 통해 경기도에 주요 공장을 두고 있다. 한국의 많은 주요 반도체 공장은 반경 약 30km 이내에 위치한다.

삼성이 발표한 투자 계획은 관련 산업을 더욱 집중시킬 것이다.

최고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용인을 최고의 위치로 삼아 새로운 연구 개발 센터를 설립하려고 한다. 연말까지는 위치를 확정하고 몇 년 안에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노광장비에서 강자인 ASML도 경기도 화성에 조립시설과 연수원을 짓고 있다. 2400억원을 투자해 2024년 가동 목표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SML 시설은 고객사인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엔지니어들에게 복잡한 운영 노하우를 교육할 뿐만 아니라 단위당 1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는 첨단 장비의 부품 교체 능력도 갖추게 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