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와 철도를 연결하면 이라크가 걸프만, 튀르키예, 유럽 사이를 오가는 상품과 사람을 위한 교통 허브가 될 수도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개발 경로’(Route of Development)로 알려진 17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는 튀르키예와의 북쪽 국경에서 남쪽의 걸프만까지 1,200km에 걸쳐 국가 전체에 걸쳐 건설된다.
또한, 그간 걸프 지역 국가와 유럽의 육상 교통 인프라는 매우 열악했다. 중동은 사막과 산맥이 많아서 육상 운송이 매우 어렵다. 또한, 정치적으로 불안정해 테러 발생 등 육상 운송이 매우 위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에즈 운하에 운송 물량이 몰리면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배가 전복되거나 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물류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미 2021년 선박 좌초 사고로 글로벌 경제가 일시 요동친 전례도 있다.
이에 이라크는 육상 교통 인프라를 개발해 해상에 의존하는 물량을 자국을 통과하는 육상 운송으로 분담하고 경제적, 문화적 교류도 늘리려는 생각을 했다.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총리는 국경을 접한 직ㆍ간접적으로 접한 요르단, 이란,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의 교통부 대표들과의 회의에서 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라크 의회 교통위원회는 “이 프로젝트는 착수 후 3~5년 안에 완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그다드 주재 튀르키예 대사 알리 리자 구니는 “개발 경로가 지역 국가 간 상호 의존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으로 황폐화되고 만연한 부패에 시달리는 석유가 풍부한 이라크는 황폐한 기반 시설로 고통을 받고 있다. 국가가 다시 발전하려면 물류와 운송 등 이동 상황을 일단 회복해야 한다.
이라크 정부는 도로와 철도 연결 공사에 앞서 이미 화물을 새로운 도로와 철도를 연결하기 위해 이라크 남서부 해안에 있는 주요 석유 생산지역인 알-파우의 상업 항구에서 하역용량을 늘리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바스라(이라크 남부), 바그다드(이라크 수도), 모술(이라크 북부)의 주요 도시를 포함해 튀르키예 국경까지 경로를 따라 화물과 사람이 오르내릴 수 있도록 중간 기착점으로 약 15개의 기차역도 건설할 예정이다.
주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걸프만은 특히 이 지역 국가에서 추출한 탄화수소의 운송을 위한 주요 선박 구역이다.
국내 물류만 아니라 인접 국가의 물류량을 확보해야 사업성이 담보된다.
문제는 이라크가 이 육로 이동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치안과 중동은 물론 아시아와 유럽의 물류가 해상 못지않게 육로를 이용하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도록 2~3년 이내에 사업 성공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느냐다.
이라크는 중국 자본을 활용하려는 구상도 있다. 시진핑의 일대일로를 끌어들여 이 지역에 도로 및 철도를 건설하는 데 투자하고 중국의 물류를 운송하는 기회도 확보하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바그다드와 북쪽을 잇는 노선은 여전히 이슬람국가(IS)의 잔당이 산발적으로 공격을 자행하고 있는 위험 지역이라는 점이다. 치안을 강화하고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테러나 위협도 차단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