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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육류파동…소고기·돼지고기 가격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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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육류파동…소고기·돼지고기 가격 폭등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기후변화로 인한 목초지 감소로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기후변화로 인한 목초지 감소로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충북 한우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육류 공급이 줄어들면서 고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 가격이 급등해 축산물 생산 비용이 상승하자 농가들은 사육 두수를 크게 줄였다. 일부 육류 기업과 농가는 높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문을 닫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3년 4월 육류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3% 상승한 114.5포인트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도축용 소의 물량이 감소하면서 소고기 가격이 상승했다. 돼지고기는 주요 수출국에서 높은 생산비용으로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에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가금류 역시 전 세계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공급이 감소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돼지고기 공급 부족


아시아와 동유럽에서 발생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서유럽으로 전파되면서 유럽의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유럽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2022년에 전년 대비 5.6% 감소한 2228만 톤으로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ASF로 돼지를 살처분하면서 독일, 덴마크, 프랑스, 폴란드 등 주요 생산국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를 비롯한 다른 EU 회원국에서도 돼지 개체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유럽 최대 육류 기업인 데니쉬크라운은 지난 4월 20일 "육류 처리량의 현저한 감소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육류 가공공장 6개 중 1곳을 폐쇄할 방침이라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유럽위원회는 "ASF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2023년에도 생산량이 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SF는 필리핀까지 계속 확산되고 있다. ASF의 지속적인 위협으로 인해 돼지고기 부족과 식량 가격 상승에 직면한 필리핀 당국은 돼지고기 관세율 인하를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필리핀으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돼지고기에는 40%가 아닌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일부 쿼터 내 물량은 30%에서 15%까지 인하된 관세를 적용받는다.

미국 돼지 생산업체들도 감축에 나섰다. 3월에 발표된 미국 농무부의 분기별 돼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돼지 사육 두수는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23년 동안 분만 의향 혹은 생산자의 사육 계획은 3% 감소했다. 돼지 분만율은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소고기 가격 사상 최고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식육으로 가공되는 생우 선물 가격이 1파운드당 170센트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소 사육 규모가 줄어들면서 1년 만에 20%나 치솟은 것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사육 두수는 약 8927만 마리로 전년도에 비해 3% 감소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목초지가 감소하고 있다. 소고기 주산지인 텍사스주 2022년 목초 생산량은 전년 대비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으로 인해 생산비용이 상승하고 소를 키우는 것이 어려워지자 축산농장들은 소가 충분히 자라기 전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특히 번식용 소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소고기 공급에 제약이 생겼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3월 "소 공급 부족으로 소고기 생산량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소고기, 돼지고기, 가금류의 약 20%를 생산하는 미국 최대 육류 가공 업체 타이슨푸드는 올해 1분기 동안 소고기 판매량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존 타이슨 타이슨푸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년도 사상 최고 판매량에 비해 소고기 판매량이 5.6% 감소했다"고 말했다. 타이슨푸드는 올해 소고기 공급 감소로 인해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엔더슨 텍사스 A&M대학교 농업 경제학과 교수는 "소고기 생산량이 줄어들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