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기업 코스타 그룹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5.2%가 하락했다. 부동산 분석업체 그린 스트리트에 따르면 오피스 빌딩 가격은 2022년 초 이후 25% 하락했다. 쇼핑몰 가격은 2016년 이후 무려 44%나 급락했다. 모건 스탠리는 사무실과 소매 부동산 가치가 최대 4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잔디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하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약 10%가량 하락할 것이나 침체에 빠지면 하락 폭이 10%를 훨씬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바 연준 은행 감독 담당 부의장이 미국 지역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위험을 경고했다. 바 부의장은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서 "상업용 부동산 위험을 잘 이해하고, 지역 은행과 소형 지방은행들에 의한 위험을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기관들의 자산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더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바 부의장은 “ 상업용 부동산 위험을 상당히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글로벌 금융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발 위기가 오면 한국 시장에도 파장이 미친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2.9%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고 공실률을 넘어선 수준이다.
스위스의 글로벌 금융그룹 UBS에 따르면 미국에서 향후 5년 동안 약 5만 개의 소매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치가 하락했고, 재택근무와 전자상거래 증가로 사무실과 소매점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 신용 경색, 상업용 부동산 위기, 경기 침체의 3각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선임 경제 고문은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미국과 글로벌 금융 시장에 심대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에리안은 “향후 18개 내에 재융자를 받아야 하는 상업용 부동산의 대출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들이 차환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