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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지역 은행 위기 '일촉즉발'…상업용 부동산 가격 본격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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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지역 은행 위기 '일촉즉발'…상업용 부동산 가격 본격 하락세

올 3월 상업용 부동산 가격 1년 전에 비해 5.2% 내려
총 대출금 3조 6000억달러…은행 대출의 60% 넘어

미국 뉴욕 맨해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맨해튼. 사진=로이터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본격적인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분기 기준으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1분기에 하락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법원 매매 기록 조사 결과 사무실 빌딩과 아파트 등의 가격이 1% 이하 수준에서 내려갔다고 밝혔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코스타 그룹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5.2%가 하락했다. 부동산 분석업체 그린 스트리트 따르면 오피스 빌딩 가격은 2022년 초 이후 25% 하락했다. 쇼핑몰 가격은 2016년 이후 무려 44%나 급락했다. 모건 스탠리는 사무실과 소매 부동산 가치가 최대 4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부동산 시장 침체와 재택 또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 전환, 온라인 거래 확산 등으로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빌딩의 공실률이 크게 올라갔다. 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연쇄 금리 인상도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잔디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하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약 10%가량 하락할 것이나 침체에 빠지면 하락 폭이 10%를 훨씬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이들 건물에 대출해준 지역 은행이나 중소 규모 은행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연준의 최근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농장과 아파트를 제외한 상업용 부동산 대출금은 3조 6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은행 대출의 60%가 넘는 액수이다.

마이클 바 연준 은행 감독 담당 부의장이 미국 지역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위험을 경고했다. 바 부의장은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서 "상업용 부동산 위험을 잘 이해하고, 지역 은행과 소형 지방은행들에 의한 위험을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기관들의 자산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더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바 부의장은 “ 상업용 부동산 위험을 상당히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글로벌 금융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발 위기가 오면 한국 시장에도 파장이 미친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2.9%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고 공실률을 넘어선 수준이다.

스위스글로벌 금융그룹 UBS에 따르면 미국에서 향후 5년 동안 약 5만 개의 소매점이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치가 하락했고, 재택근무와 전자상거래 증가로 사무실과 소매점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 신용 경색, 상업용 부동산 위기, 경기 침체의 3각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선임 경제 고문은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미국과 글로벌 금융 시장에 심대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에리안은 “향후 18개 내에 재융자를 받아야 하는 상업용 부동산의 대출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들이 차환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