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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반도체 냉각수까지 애먹이네"…美 3M, 전격 생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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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반도체 냉각수까지 애먹이네"…美 3M, 전격 생산 중단

삼성전자·sk하이닉스, 벨기에·중국 기업에 주문 몰아주기 총력

반도체 냉각수 공급에 중국과 벨기에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냉각수 공급에 중국과 벨기에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반도체 냉각수 공급에 중국과 벨기에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 3M이 환경 문제와 원자재 부족으로 반도체 냉각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벨기에 솔베이와 중국 업체들에게 주문을 몰아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도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 시장에서 수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 냉각수는 반도체 회로 패턴을 만들 때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사용되는 물질로, 물보다 높은 온도에서 사용할 수 있다. 반도체 공정은 미세한 온도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공정의 95%가량이 물 대신 반도체 냉각수를 사용한다. 반도체 냉각수는 불소화 액체로 만들어지며, 이는 생산 기술과 품질이 매우 까다로운 재료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3M과 솔베이 등 소수뿐이다.

2022년 12월 20일, 3M은 환경적 이유와 원자재 문제로 PFAS(퍼플루오로알킬 및 폴리플루오로알킬) 생산을 중단하고,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PFAS를 완전히 제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PFAS는 반도체 냉각수의 주요 성분으로, 3M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반도체 냉각수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3M의 반도체 냉각수에 의존해왔으며, 이제 다른 공급원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다른 공급원으로 각광받는 벨기에 솔베이와 중국 업체들도 PFAS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 솔베이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매수에 나서면서 올해 초 이미 실리콘오일 냉각제 물량이 모두 소진된 상태다. 중국 업체들은 리튬 배터리 전해질 산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냉각수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나, 아직 품질과 안정성 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반도체 냉각수는 데이터 센터의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빅 데이터, 특히 AI 기술의 혁신적 발전으로 데이터 계산 및 저장을 담당하는 데이터 센터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냉각수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2022년에는 인텔의 4세대 서버 프로세서의 단일 CPU 전력 소비가 350W를 초과하고 엔비디아 단일 GPU 칩의 전력 소비가 700W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클러스터의 컴퓨팅 전력 밀도는 일반적으로 캐비닛당 50kW에 도달할 것이다. 이런 고성능 장비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냉각수가 필수적이다. 40kW/캐비닛의 단일 캐비닛에는 약 500L의 반도체 냉각수가 필요하다.

2025년까지 수냉식 데이터센터 시장은 1억9800만 달러가 될 것이며 이 중 반도체 냉각수 시장은 8100만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는 작지만 필수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반도체 냉각수 시장에는 중국 기업들의 진출이 주목받고 있다. 리튬 배터리 전해질 산업에서 기술력을 축적한 신조우방(Xinzhoubang)과 중신제약(Zhongxin) 등이 반도체 냉각수 생산에 나섰다. 이들 기업들은 실리콘 오일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냉각수를 개발하고 있다. 실리콘 오일은 휘발성이 없고 장기간 지속되며 광범위한 온도에서 사용할 수 있어 대체재로 거론되고 있다. 하이드로플루오로올핀(HFO)과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다른 대안들은 비용이나 안정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