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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해고 노동자들의 처절한 4월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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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해고 노동자들의 처절한 4월의 '절규'

서울 마포 서울신용보증재단 앞 기관 콜센터 노조 ‘한자리’
18일 서울보증재단앞 모여 노조집회 및 투쟁문화제
재단, 인원 33.3% 줄이고 풀아웃소싱 예정…노조 파업 반발
“코로나 끝나 콜량 줄었다?…장기근속자 소모품 취급하는 재단”
서울신용보증재단 본사 건물 (사진=강기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신용보증재단 본사 건물 (사진=강기성 기자)
5월 노동절을 앞두고 이른 4월부터 금융사를 중심으로 한 노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올해 초 거리에 나선 저축은행중앙회에 이어 이달 들어 같은 건물에 근무하는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상담사들도 거리로 뛰쳐 나왔다. 이들은 사측의 해고 통보에 반발해 본격적인 파업절차에 돌입했다. 여타 회사의 콜센터 상담사 노조도 이들의 투쟁에 동참하고 나섰다.

지난 1월 투쟁에 나선 저축은행중앙회 콜센터의 경우 고객센터 용역업체의 계약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직원 1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것이 발단이 됐다.

코로나등을 겪으며 콜센터 상담사들의 미래는 계속 안갯 속이다.
급기야 이달 18일에는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상담사 2명이 주도해 서울 마포구에 소재한 본사 건물 캐노피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펼쳤다. 오전에는 노조 집회를, 늦은 오후7시에는 재단 고객센터 노동자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투쟁 문화제를 열며 투쟁강도를 높였다.

이날 발언대에 선 임지연 희망연대본부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 지부장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코로나19 이후 콜량이 줄었다는 이유로 10년을 몸 바쳐 근무해 온 상담노동자들을 마치 쓰다 버리는 소모품처럼 내치고 있다”며 재단이나 서울시 모두가 자기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왜곡된 콜센터 원하청 구조'를 성토했다. 이어 그는 "재단의 고용 학대로 상담사들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바톤을 이은 모 재단 콜센터 소속 상담 노동자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이익만 추구하는 사기업이 아닌 서울시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다"며 "콜량이 줄었다는 핑계로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재단의 횡포에 대해 묵인한다면 향후 지하철을 담당하는 서울교통공사나 SH공사, 다산콜센터 등 서울시 산하 26개 단체 기관들도 줄줄이 고객센터 인력 감축에 나서게 될 것이다. 결국 시민들의 불편만 키우게된다 ”고 주장했다.

저축은행중앙회 해고노동자도 나와 발언을 이어갔다. 부당해고에 저항해 계약을 거부했다는 그는 "올해 1월 1일 저축은행중앙회 콜센터 상담사를 100% 고용승계 하겠다던 효성ITX는 약속을 어기고 장기근속자 등 10명의 상담사들을 거리로 내쫓았다"며 "콜센터 노동자들은 최저시급을 받고 일했지만, 내 일터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컸다. 생계때문만에 나온게 아니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다. 생계를 마주하는 일터는 안전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 이 당연한 것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렇게 힘들게 싸우고 있다" 고 외쳤다.

서울 마포 서울신요보증재단 콜센터 노동자 해고사태를 막기 위한 파업 문화재가 18일 7시 열렸다. 사진은 콜센터 여성 노동자들이 서울신용보증재단 건물 캐노피에 올라간 두 명의 노조원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사진=강기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마포 서울신요보증재단 콜센터 노동자 해고사태를 막기 위한 파업 문화재가 18일 7시 열렸다. 사진은 콜센터 여성 노동자들이 서울신용보증재단 건물 캐노피에 올라간 두 명의 노조원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사진=강기성 기자)

지난달 14일 서울신용보증재단 측은 ‘2023년 콜센터 운영계획안’을 서울시의회 측에 제출하고 상담 노동자 25명 중 33.3%인 8명을 감축, 풀아웃소싱(전면 외주화)를 통해 업무 공간도 이전한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과 노숙농성으로 반발했지만, 재단은 지난 3월 31일 위수탁 변경계약을 강행했고, 지난 14일 서울지방노동위도 이같은 상황에 조정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운영계획안은 오는 5월 1일 재단과 위탁업체간 재계약 시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신용보증재단은 2020년 서울시가 SH공사, 교통공사, 신용보증재단 등 3개의 투자출연기관과 콜센터 직원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냈지만 협의기구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현재 재단의 행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월 21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협의기구 구성을 적극 독려하겠고 처우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기구를 가동하겠다”고 답변한 것과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문화제에는 신용보증재단이 속한 희망연대본부를 포함해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관계자와 콜센터 서비스 일반노조, SH공사, 국세청, 저축은행중앙회, 딜라이브, SK브로드밴드, LGU+, HCN, 다산콜센터. LG헬로비전 등 각 콜센터 노조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강기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ome2k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