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챗GPT 접속을 잠정 차단했다. 이탈리아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20일 발생한 챗GPT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이 같은 조치에 따라 프랑스와 아일랜드, 독일, 스페인 등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챗GPT 접속차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비영리단체 '인공지능 및 디지털 정책 센터(CAIDP)'의 마크 로텐버그 회장은 생성형 AI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같은 달 30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오픈AI를 고발했다. 실제 조사가 이뤄져 생성형 AI에 대한 규제가 미국 내에서 이뤄진다면 자칫 AI 업계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
국내외에서 챗GPT와 생성형 AI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AI반도체의 성장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시장조차업체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이 2026년 861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30년가지 AI 반도체는 전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30%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SK텔레콤과 KT가 미래 먹거리로 AI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SK텔레콤의 AI 반도체 브랜드에서 시작한 '사피온'은 지난해 분사해 SK텔레콤과 SK스퀘어, SK하이닉스가 지분투자한 자회사로 자리 잡았다.
최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사피온은 챗GPT의 원천기술인 '트랜스포머'를 기반으로 한 언어 모델을 선보였다. 사피온은 올해 하반기 X300 시리즈를 출시하고 자율주행과 데이터센터 등으로 분야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AI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300억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앞서 KT는 2021년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에 지분투자한 바 있다. KT는 이들 기업과 협력으로 AI반도체 분야에 진입해 미래 사업 기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리벨리온은 최근 자사의 AI 반도체 '아톰'을 세계 AI 반도체 성능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에 선보였다. 이 대회에서 아톰은 퀄컴, 엔비디아의 동급 반도체보다 최대 3배 앞선 성능을 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KT는 AI 원팀 구성 이후 금융과 제조업 등 산업계 전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개발에 나선 바 있다. AI 원팀의 연구성과에 AI 반도체 기술이 더해지면서 KT는 국내외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초거대 AI인 '에이닷(A.)'과 '믿음'을 선보이면서 AI반도체와 시너지도 모색하고 있다. 다만 개인정보와 영업기밀 등 유출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래 먹거리인 AI에 대한 불안감도 생기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AI반도체 연합전선을 구축했고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도 미래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면서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망한 시장인 만큼 경쟁사들이 많이 뛰어들 것"이라며 "통신기업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차별성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