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해외 M&A를 확대하며 글로벌 기업 행보를 이어가는 반면 카카오는 지난 2021년부터 이어진 각종 악재가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지난해 14일 최수연 대표 체제에 들어간 이후 글로벌 M&A를 확대하며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 대표의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 31일에는 일본의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인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네이버는 올해 1월에 약 2조3000억원을 들여 미국 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글로벌 커머스 역량을 확대하면서 네이버의 커뮤니티 플랫폼 노하우와 연계한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자를 보고 있는 포쉬마크를 무리하게 인수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표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포쉬마크 인수 당시 네이버 주가는 15만원대까지 추락했으나 최근 19만원대까지 회복했다.
이 밖에 네이버는 올해 초 스페인 리셀 플랫폼인 왈라팝에 1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진출의 첨병으로 커머스 부문을 삼은 만큼 이와 관련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완공한 제2사옥 1784도 여러 성과를 내고 있다. 6년에 걸쳐 지어진 1784는 로봇 친화형 오피스로 만들어졌으며 5G 특화망을 통해 미래형 오피스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로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장관이 네이버 1784를 방문했다. 총 23명의 장관 일행은 네이버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 기획·개발 역량을 소개했다.
사우디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2월에는 데이터인공지능청장과 국가지능청장 등 정부 관계자들을 1784에 보내기도 했다. 사우디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네옴시티를 준비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ICT 기술과 서비스 도입 노하우를 네이버에서 배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카카오, 끝나지 않은 악재…이용자 신뢰 회복 관건
카카오는 2021년 골목상권 침해와 금산분리 위반 의혹, 카카오페이 먹튀 논란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 바 있다. 이를 쇄신하기 위해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으로 이끈 남궁훈 대표를 차기 대표로 임명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카카오에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특히 카카오는 대표이사 교체 이후 4월에 상생안을 내고 5년간 30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냈다. 또 골목상권 침해 우려가 있는 계열사 30여개를 정리하고 해외 매출 비중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발생한 서비스 장애는 치명적인 논란을 가져왔다. 카카오의 데이터센터가 있는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 대부분이 먹통이 되는 일이 있었다.
해당 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 외에 네이버와 SK 계열사 일부도 입주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카카오 서비스만 유난히 큰 피해를 입으면서 이중화가 미비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카카오는 같은 해 12월 'if 카카오 dev 2022' 컨퍼런스에서 서비스 안정화에 기존 대비 3배 많은 예산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사고로 남궁훈 대표는 취임 7개월 만에 물러났으며 홍은택 각자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됐다. 홍 대표는 지난해 2월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장으로 임명된 뒤 같은 해 7월 카카오 각자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서비스 장애 외에도 카카오에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줄을 이었다. 특히 카카오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주요 계열사의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지난해 7월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을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에 매각하려고 했으나 임직원들과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당시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센터는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국민들의 이동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성장과 혁신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 악재에서 벗어났지만, 카카오T가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57억원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등 핵심 계열사의 쪼개기 상장을 단행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홍은택 대표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밖에 씨를 뿌리고 키워서 성장시키는 방식을 취했기에 개인적으로 쪼개기 상장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코로나19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원격근무가 종료된 탓에 임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카카오노조는 이에 대해 "근무제도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카카오의 모든 계열사는 △불안정한 환경 △리더십 부재 △신뢰 부족과 같은 문제들을 안고있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그 계열사는 악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싱가포르와 사우디의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원 투자유치를 받은 바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 자금을 글로벌 사업 확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규모 투자금으로 자신감을 얻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하이브와 '쩐의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이브와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한 때 SM의 주가가 15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과열양상을 막기 위해 카카오와 하이브는 긴급 회동에 나섰고 결국 카카오가 SM의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가 플랫폼 협력을 진행하는 것으로 상황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카카오는 26일까지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대해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22일, 28일에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바뀐 체제의 1년 성적표를 결산하고 새로운 1년의 계획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