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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내 1조원 블록버스터 신약 내겠다는 정부…업계 "방향성 정도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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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내 1조원 블록버스터 신약 내겠다는 정부…업계 "방향성 정도라고 생각"

정부, 블록버스터 신약 2개 창출 목표…"유력한 품목 있다"
신약 개발부터 글로벌 시장 통과, 보험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SK바이오팜·한미약품 등 선진입 제품 중 실현 가능성 점치기도

정부가 5년 이내에서 블록버스터 신약 2개를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28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정부가 5년 이내에서 블록버스터 신약 2개를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28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정부가 5년 안에 매출 1조원 규모의 신약을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연구개발이나 글로벌시장 진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정부가 원하는 산업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 내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은 통상적으로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의약품을 뜻하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지만 신약개발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해 5년 이내에 1조원 규모의 실적을 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제약바이오 업계의 평가다.
복지부가 발표한 내용 중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를 살펴보면 향후 5년 내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 창출 및 의료기기 수출 약 2배 달성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헬스 강국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먼저 제약바이오 산업 수출 지원 탑6 강국 추진에 나선다. 글로벌 경졍력 있는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과 의약품 수출 2배 달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지난해 의약품 수출 규모는 82억 불(한화 약 10조7231억원)인데 이를 160억불(한화 약 20조9360억원)까지 키워 글로벌 6대 강국을 실현화를 목표로 세웠다. 발표 당시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한국도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가질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력한 품목으로 한 대여섯개 품목을 집중하고 2개 정도는 5년 내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신약을 처음부터 개발한다면 상당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개량신약이 아닌 신약 개발에는 약 10년의 시간이 소요되며 희귀질환이나 항암제와 같이 고부가가치 의약품 개발에는 더욱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시간단축을 위해 정부가 임상3상을 앞둔 신약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국내 출시를 앞당겨도 1조원의 성과를 거두기란 어렵다.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약 23조원이기 때문에 단일제품이 1조원의 매출을 거두는 것을 불가능하다.

복지부가 언급한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진출이 필수인데 쉽지 않다.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자료허가를 받는 데만 최소 1년의 시간이 소요되며 공장실사 등을 포함하면 수개월이 더 소요된다. 유럽시장도 비슷하다.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와 공장실사를 끝내면 각국의 허가를 따로 받아야한다. 중국의 경우 국내기업이 자체적으로 들어가서 의약품을 파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파트너사나 자회사를 설립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보험제도에 등재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국가별로 보험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보험에 등재되지 않으면 환자들이 약의 처방을 거부할 수 있다. 보험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각 보험사와 협의가 필요하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임상3상중이거나 완료한 의약품에 투자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와줘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인, 판매, 보험 등 거쳐야 할 산이 많기 때문에 5년 안에 1조원의 매출을 올리기는 힘들다"며 "이번 발표는 정부의 방향성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개발 중인 신약이 아닌 이미 진출한 의약품 중에서는 5년 내 1조원 매출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와 한미약품의 '롤론티스' 등이 미국에서 판매중이거나 시판 허가를 획득했으며 기술수출 중인 의약품으로는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이 있다. 특히 이중에서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약 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1조원급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수 있다는 것.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최근 국내에서 미국시장에 진출하거나 기술수출한 의약품이 몇 종류 있는데 해당 제품들이 호실적을 거두면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