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노동계에서 내세운 '주 4일제' 공약은 실패했지만 젊은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여기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부터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SK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시범 운영된 뒤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도입했다. 이어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SK하이닉스까지 해피 프라이데이를 시행하고 있다.
당초 SK텔레콤은 매월 셋째주 금요일 월 1회 전사 휴무로 도입했다가 2022년 6월부터 월 2회로 휴무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매월 2, 4째주 금요일, SK스퀘어는 1, 3째주 금요일에 쉰다.
이 같은 근무제는 휴가가 적은 저연차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무와 함께 개인의 일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에게들은 '해피 프라이데이'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반응이다.
다만 금요일에 온전히 쉬기 위해서는 2주 80시간 근무를 채워야 한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금요일 휴무를 보장 받기 위해 하루 8시간 이상 일해야 하는 날이 생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원들 만족도는 당연히 좋은 편"이라며 "다만 주 40시간(2주 80시간) 근무를 채워야 하는 만큼 근무시간 축소는 아니다"고 밝혔다.
CJ ENM은 다음 달부터 이 제도를 개편해 주 4.5일 대신 격주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또 그동안 부서별로 재량껏 운영됐던 재택근무도 앞으로 반드시 필요한 경우 부서장의 결제를 받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CJ ENM은 '비아이플러스' 제도 개편에 대해 "주 4.5일 근무는 금요일 오전에는 사무실에 있어야 해서 개인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직원들이 금요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격주 4일 근무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 재택근무 변경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대부분 사무실로 출근해왔기 때문에 사실상 큰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SK텔레콤과 CJ ENM의 이 같은 근무제도가 온전한 주 4일 근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하는 문화에 혁신을 꾀한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결국 제도적 혁신이 바탕이 돼야 일하는 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하는 문화의 혁신을 꾀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결국 원상복귀되는 모양새"라며 "팬데믹 기간에 원격근무의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일하는 문화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