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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금' 도입하는 기업들…일하는 문화 혁신 초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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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금' 도입하는 기업들…일하는 문화 혁신 초석될까?

SKT, 격주 금요일 휴무…저연차 직원 호응 높아
CJ ENM, 주 4.5일 근무제 개편…자기계발 보장

'해피 프라이데이' 시행 이후 직원 행복도를 측정한 그래프. 사진=SK텔레콤 뉴스룸이미지 확대보기
'해피 프라이데이' 시행 이후 직원 행복도를 측정한 그래프. 사진=SK텔레콤 뉴스룸
주 4일 근무제는 노동계의 숙원 과제다. 실제로 지난 대선에서 노동계 후보들은 주 4일 근무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당연히 대부분의 회사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공약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노동계에서 내세운 '주 4일제' 공약은 실패했지만 젊은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여기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이른바 '놀금' 근무를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이 해피 프라이데이를 시행하고 있고 CJ ENM도 최근 근무제 개편을 통해 격주 금요일에 휴무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부터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SK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시범 운영된 뒤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도입했다. 이어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SK하이닉스까지 해피 프라이데이를 시행하고 있다.

당초 SK텔레콤은 매월 셋째주 금요일 월 1회 전사 휴무로 도입했다가 2022년 6월부터 월 2회로 휴무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매월 2, 4째주 금요일, SK스퀘어는 1, 3째주 금요일에 쉰다.

이 같은 근무제는 휴가가 적은 저연차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무와 함께 개인의 일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에게들은 '해피 프라이데이'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반응이다.

다만 금요일에 온전히 쉬기 위해서는 2주 80시간 근무를 채워야 한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금요일 휴무를 보장 받기 위해 하루 8시간 이상 일해야 하는 날이 생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원들 만족도는 당연히 좋은 편"이라며 "다만 주 40시간(2주 80시간) 근무를 채워야 하는 만큼 근무시간 축소는 아니다"고 밝혔다.
CJ ENM은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인 '비아이플러스' 근무제를 개편했다. '비아이플러스'는 주 4.5일 일하고 금요일 오후에 일찍 퇴근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매주 36시간만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은 외부에서 개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자유롭게 일하라는 취지로 마련됐다.

CJ ENM은 다음 달부터 이 제도를 개편해 주 4.5일 대신 격주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또 그동안 부서별로 재량껏 운영됐던 재택근무도 앞으로 반드시 필요한 경우 부서장의 결제를 받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CJ ENM은 '비아이플러스' 제도 개편에 대해 "주 4.5일 근무는 금요일 오전에는 사무실에 있어야 해서 개인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직원들이 금요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격주 4일 근무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 재택근무 변경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대부분 사무실로 출근해왔기 때문에 사실상 큰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SK텔레콤과 CJ ENM의 이 같은 근무제도가 온전한 주 4일 근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하는 문화에 혁신을 꾀한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결국 제도적 혁신이 바탕이 돼야 일하는 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일하는 문화의 혁신을 꾀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결국 원상복귀되는 모양새"라며 "팬데믹 기간에 원격근무의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일하는 문화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