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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제약바이오 관전포인트 '위탁개발생산'·'디지털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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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제약바이오 관전포인트 '위탁개발생산'·'디지털치료제'

국내 제약사, 코로나19 상황서도 CDMO 사업 투자 활발
투자부터 개발까지 활발한 DTx시장…"적극적 M&A 현재진행형"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사진=픽사베이)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사진=픽사베이)
올해 제약바이오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쏠려있었다면 내년에는 미래먹거리 투자와 그 성과가 핵심 쟁점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특히 최근 국내 기업들이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에 참가하면서 뜨거운 수주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치료제(DTx)에 대한 투자나 기술이전 가능성도 주목된다는 게 업계 평가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제약바이오산업은 코로나19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도전했던 다수의 기업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고 일부 기업들은 낮은 시장성에도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연초에는 감기약 품귀현상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증산을 위해 이례적으로 약가 인상 카드를 꺼내는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가 있었다.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단행했다. 대표적으로 CDMO사업과 DTx사업이 있는데 그중 CDMO사업의 성과가 빠른 시일내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 시장규모 314조원…치열해지는 CDMO 경쟁


올해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메디포스트, HK이노엔, 헬릭스미스 등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CDMO사업을 시작하겠다면서 투자나 MOU를 체결했다. 먼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퀍(BMS) 미국 시큐러스 공장 인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인수 후 기존에는 BMS에서 생산하던 제품과 새롭게 수주한 제품을 더해 빠른 성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획득하면서 CDMO전용 제3생산시설의 가동 준비를 마쳤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모든 가동 준비를 마쳤고 내년부터 사업을 수주해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국내 기업들이 CDMO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CDMO시장이 올해 1727억 달러(한화 약 220조원)에서 연평균 9.3%씩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2466억 달러(한화 약 314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로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도 CDMO사업에 참전하면서 점차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후발주자들이 CDMO시장을 블루오션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다국적 제약사들도 CDMO사업에 참여하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했다"며 "단순히 생산이 아닌 연구&개발 능력을 키워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CDMO기업이 급속도로 늘어났지만 수주할 수 있는 사업 종류는 한정적"이라며 "기업들 간의 치열한 수주전이 이뤄질텐데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기업만 호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4차 산업과 약의 융합…디지털치료제 투자, 갈수록 커진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최근 DTx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 중인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DTx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3세대 치료제로 분류된다.

한미약품은 KT와 DTx 및 전자약 개발 전문기업 디지털팜에 합작 투자를 단행해 알코올·니코틴 등 중독 관련 디지털치료제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분야 전자약 상용화에 나섰다. 한독은 웰트에 30억원 규모에 지분투자를 단행했으며 유한양행은 인공지능(AI) 심전도 모니터링 솔루션 개발 기업 휴이노에 지분 투자를 통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투자를 단행하는 기업들이 있다면 직접 개발하는 곳도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4일 개발 중인 뇌전증 DTx 5종을 공개했다. DTx와 신약을 병행해 '종합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내년 미국에서 진행되는 CES 2023에서 뇌전증 DTx 5종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알릴 계획이다.

출시나 임상을 앞둔 벤처기업으로는 웰트와 룰루랩이 있다. 웰트는 '필로우Rx'라는 불면증 환자 표준치료인 인지행동치료법을 애플리케이션에 체계적으로 구현한 모바일용 앱으로 수면제 처방 1차 치료제로서 예방용 DTx다. 최근 웰트는 통합심사 제도로 선정돼 심사기간이 390일에서 80일로 대폭 줄어 내년 출시 가능성이 높아졌다.

룰루랩은 연세대학교와 협업해 저혈압의 치료를 도울 수 있는 저혈압 DTx '원닥터(가칭)'를 개발 중이다. 내년 1분기 중 품목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2분기부터 임상을 시작해 내후년까지 허가획득을 목표로 잡았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과 벤처기업들이 앞장서서 DTx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규모가 약 10조원에 달하지만 아직까지 출시된 제품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빠르게 출시하면 거대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DTx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의료기기 기업부터 국내사들까지 적극적인 M&A가 오가고 이뤄지고 있다"며 "시장에 규모에 비해 승인된 품목이 적어 먼저 개발한 기업에 대한 고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