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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출 급증으로 밀 가격 14개월 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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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출 급증으로 밀 가격 14개월 만에 최저치

11월 말보다 9%·우크라 침공 후 최고가보다 50% 하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생산하는 밀은 흑해를 통해 계속 수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생산하는 밀은 흑해를 통해 계속 수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출하량이 예상치를 웃돌며 국제 밀 가격은 1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닛케이아시아가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6일 시카고증권거래소에서의 밀 선물 가격은 4거래일 연속 하락해 한때 부셸당 7.23달러(약 9553원)로 떨어졌다. 이는 11월 말의 가격보다 9% 하락했고, 러시아가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기록한 최고가 13달러(약 1만7175원)보다 50% 내렸다.

러시아는 새로운 밀 수확으로 인한 공급 과잉 때문에 수출을 늘려서 국제 밀 가격이 대폭 하락한 것이다.

레피니티브는 “러시아는 10월과 11월에 해운을 통해 400만t 넘은 밀을 수출했고, 최근 몇 달 동안 국제 밀 수출량에서 40% 가까이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8월과 9월 러시아가 수출한 밀은 약 300만t 안팎으로 집계됐다.

도루 니시하마 제일생명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는 “우크라이나 위기 이후 러시아의 식량 생산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 밀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아니라 국제 영향력을 높이는 도구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데이터 플랫폼 경제복합성관측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수출에서 밀이 차지한 비중은 3%에 불과했고, 원유가 차지한 비중은 약 20%에 달했다.

미국 농업부는 “러시아의 2022~2023년 연간 생산량은 약 20%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유럽과 달리 러시아는 여름과 가을에 수확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산 밀 수출은 대폭 감소했고, 미국과 유럽의 수확도 차질을 빚었기 때문에 식량 위기에 빠질 우려가 커졌다. 특히 수출국의 재고량은 한때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러나 러시아 국내의 밀 공급 과잉은 세계시장의 공급 부족 사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1월까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식품 가격지수는 8개월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노린추킨연구소의 수석 연구원 롼웨이는 “밀을 7달러에 판매하는 것은 높은 가격이지만, 식품 인플레이션은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세계시장에서 9%를 차지한 우크라이나도 지속적으로 밀을 수출하고 있다. 유엔과 터키는 우크라이나산 밀을 실은 선박이 안전하게 흑해를 지나갈 수 있도록 협의했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