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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패러다임3.0시대⑥] 친환경 세탁시장 선두주자 코리아런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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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패러다임3.0시대⑥] 친환경 세탁시장 선두주자 코리아런드리

세탁 외길 10년의 결실…웻클리닝 리딩 기업 우뚝 선 '코리아런드리'
차별화된 기술 역량·고집으로 업계 선도…글로벌무대로 사업 확장 중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어반런드렛. 1층은 카페로 2층은 웻클리닝 팩토리로 런더리 멀티플렉스다. 이곳은 웻클리닝을 알리는 캠페인 공간으로 기획됐다. 사진=코리아런드리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어반런드렛. 1층은 카페로 2층은 웻클리닝 팩토리로 런더리 멀티플렉스다. 이곳은 웻클리닝을 알리는 캠페인 공간으로 기획됐다. 사진=코리아런드리
#. 입구에서 퍼지는 은은한 향. 안으로 들어가 시선을 돌리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세탁기들이 빠르게 돌아간다. 차분하게 세탁물을 살피고 상태를 진단하는 웻클리너(Wet cleaner)와 살균실에서 세탁의 마지막 과정을 기다리는 옷들로 가득 찬 이곳은 코리아런드리 심장부 어반런드렛 더 테라스의 웻클리닝 팩토리(Wet cleaning Factory)다.

웻클리닝 팩토리는 그동안 알고 있던 세탁소의 고정관념을 깨는 공간이다. 매캐한 냄새와 옷 먼지 없는 쾌적한 공간에 모든 세탁 공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키오스크는 물론, 자동화 시스템까지 갖춘 미래형 세탁소로 세탁시장에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한다.
◆세탁 인식 바꿀 게임체인저…웻클리닝 승부수

올해로 10년차에 돌입한 코리아런드리는 친환경 세탁인 '웻클리닝'의 선구자로 세탁 프랜차이즈화를 바탕으로 시장 진화를 견인해 왔다. 10년 전인 지난 2012년 셀프빨래방 브랜드 '워시엔조이'를 론칭하며 세탁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코리아런드리는 '즐거운 빨래 문화'라는 목표로 세탁업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실제 워시엔조이는 우리가 알고 있던 세탁소 이미지와 달리 환하고 밝은 인테리어와 감성적 분위기를 더한 매장으로 꾸며졌다. 때문에 첫 오픈 당시만 해도 시장의 의구심을 샀다. 과도한 인테리어 비용만 지불하고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이었다.

그러나 업계 시선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최근 워시엔조이는 누적 매장수만 900호점을 돌파하며 셀프빨래방 업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코리아런드리는 성장을 발판 삼아 지난 2021년 10월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친환경 세탁인 '웻클리닝'이다. 이미 수년 전 웻클리닝으로 세탁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사라진 사례가 있으나 코리아런드리는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웻클리닝'에 대한 자신감으로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시에 웻클리닝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 '어반런드렛 더 팩토리'의 문을 열면서 친환경 세탁을 알리고 있다. 그 결과 어반런드렛 더 팩토리는 오픈 1년만에 회원수 600명을 돌파하며 질주중이다.

미래를 함께 할 웻클리너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웻클리닝 전용 장비에 대한 이해와 운영을 돕기 위해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인데, 정기적으로 세미나와 아카데미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더불어 친환경 세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영세 동네세탁소에는 일정기간 웻클리닝 테스트 기기를 무상제공하는 지원 사격도 아끼지 않는다. 국내 세탁시장의 대부분을 동네세탁소가 차지하고 있지만 웻클리닝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점에서 메신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IT 기술도 세탁에 접목했다. 예컨대 워시엔조이의 비봇(무인 키오스크) 시스템이나 런드로봇(매장 원격 관리 서비스), 워시앤페이(간편결제시스템), 컨베이어 시스템 등이다. 이는 고객과 사업자 입장에서의 편의를 고려해 자체 개발한 것으로 기술적 차이를 통한 차별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코리아런드리 관계자는 "자사 플랫폼 비봇은 올 상반기 기준 소비자 누적 거래액이 600억원을 돌파했다"며 "꾸준한 유지보수를 통해 더욱 발전된 기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어반런드렛 더 테라스 2층 웻클리닝 팩토리의 내부 모습이다. 왼쪽은 세탁물을 상단에 설치된 카메라 앞에서 기록 중인 모습이고, 오른쪽은 웻클리닝 전용 기기로 밀레의 세탁기계다. 사진=송수연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어반런드렛 더 테라스 2층 웻클리닝 팩토리의 내부 모습이다. 왼쪽은 세탁물을 상단에 설치된 카메라 앞에서 기록 중인 모습이고, 오른쪽은 웻클리닝 전용 기기로 밀레의 세탁기계다. 사진=송수연기자

◆소비자만 생각한 고집이 성장 비결


세탁에 진심을 담아 10년 외길을 걸어온 코리아런드리는 성공 비결로 '소비자'를 꼽았다. 차별화된 기술차 등 요인은 많지만 소비자 선택이 없이는 셀프빨래방 1위라는 결실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코리아런드리 관계자는 "우리 서비스를 경험하고 만족한 고객이 만들어 낸 결과"라며 "기존의 일반 세탁소에서 해결하지 못한 니즈를 해소한 부분에서 인정 받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소비자들의 만족을 얻어내기까지 코리아런드리는 그동안 세탁업계가 가지 않는 길을 걸었다. 공간 자체를 머물고 싶은 곳으로 바꾸고 세탁환경, 세탁 품질에서의 변화를 고집한 것이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세탁업계 현실을 넘어서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을 설득시켜 나갔다.

코리아런드리 관계자는 "세탁 코스를 총 13개로 세분화하자 경쟁사로부터 불필요한 코스를 넣었다는 비판도 받았다"라며 "여러 기능을 통해 코리아런드리가 추구하는 방향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물론 워시엔조이로 소비자를 설득시킨 것처럼 웻클리닝도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건강, 안전을 최우선으로 석유계 용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을 용제로 해 친환경적이면서 일레트로눅스, 밀레 등 최고의 장비를 사용해 세탁 품질을 끌어 올리려는 노력도 좋지만 소비자 인정이 먼저인 상황이다.

코리아런드리 관계자는 "의류나 이불은 고객 몸에 직접 닿기 때문에 세탁 과정도 중요하다. 소비자도 이를 인식한다면 웻클리닝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타사에서도 웻클리닝을 흉내내려 하겠지만 기술차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 종로 소재한 코리아런드리의 친환경 세탁 브랜드 스웨덴런드리 운종가점 모습이다. 사진=코리아런드리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종로 소재한 코리아런드리의 친환경 세탁 브랜드 스웨덴런드리 운종가점 모습이다. 사진=코리아런드리

◆K-세탁문화 전도사 '코리아런드리'


코리아런드리는 해외영토 확장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K-세탁문화와 웻클리닝을 전파한다는 각오다. 웻클리닝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 먼저 도입됐지만, 코리아런드리가 구축한 웻클리닝 프로세스 및 런더리 멀티플렉스 개념 등은 부족한 상황이기에 해외로 역수출한다는 포부다.

이미 2016년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 태국 등 깃발을 꽂은 상태다. 대표적으로 태국은 지난해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및 49% 지분 확보를 통해 진출했다. 현재 태국 현지에 운영 중인 워시엔조이 매장 75개점이다. 올해는 베트남 솔루션 기업 티엠씨브테남컴퍼니(TMC)와 손잡고 베트남으로 간다. 연내 TMC와 마스터프랜차이즈 투자계약을 체결할 예정으로 향후에도 해외사업 확장을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서경노 코리아런드리 대표는 "현지 사정에 맞춰 전략을 짜는데 베트남은 슈퍼앱 ‘그랩’ 등이 발달해 있는 만큼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를 중심으로 공략하려 한다"며 "향후에는 미국 등 K-컬처가 장착된 웻클리닝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