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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선사가 직접 기자재업체 키울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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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선사가 직접 기자재업체 키울 순 없을까

서종열 산업부 기자
서종열 산업부 기자
"현재 조선업종은 서플라이체인(공급체계)가 상당부분 무너진 상황입니다. 전방산업인 기자재업체에서 일하던 숙련공들을 떠나서죠. 다시 조선업계가 호황을 맞고 있지만, 떠난 숙련공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고, 신규 인력 채용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서플라이체인이 유지될 수가 없죠."

지난 9월 28일 전남 영암의 대불국가산업단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 기자재업체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공급체계가 일부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특수’로 인해 전 세계에서 일감이 몰려들고 있지만 만성적인 일손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대불국가산단 내 조선기자재업계의 일손부족은 심각했다. 기자재업체 대부분이 채용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문을 닫거나, 일부만 운영하고 있을 정도였다.

조선소 역시 마찬가지다.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LNG 운반선 정도만 국내 전문인력들이 주요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 상선을 비롯한 대부분의 현장에서 외국인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이유는 3D업종이란 이유도 있지만, ‘일당제’로 일컬어지는 독특한 고용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임금을 일당제로 계산하는 만큼 고용관계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신규 인력 유입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조선소들이 기자재업체를 계열사로 설립해 '직접 고용'에 나서는 것이다. 조선업과 비슷한 산업구조를 가진 자동차제조업은 계열사를 통한 공급을 일부 해결 중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기존 협력사들과 함께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현대위아 등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계열사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반면 조선소들은 전방산업인 기자재업체를 직접 운영 중인 곳이 거의 없다. 현대중공업 정도만 엔진제작 계열사를 두고 있을 뿐, 블록이나 해치 등 기자재들은 모두 협력업체로 대체하고 있다.

우려되는 문제도 있다. 공정거래법과 기존 업체들의 반발이다. 공정거래법은 거래비율 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의 반발은 다른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조선업계 전체가 만성적인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완만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