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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러시아에 농축우라늄 20% 의존…에너지 독립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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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러시아에 농축우라늄 20% 의존…에너지 독립 방해

저렴한 가격에 서방 의존도 높아…대체 공급망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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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국과 유럽은 농축 우라늄의 20%를 러시아에서 조달하고 있다.이 같은 러시아의 핵연료 지배가 서방의 에너지 독립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자력 연료 시장에서 러시아의 큰 점유율은 석유와 가스에서 멀어짐으로써 모스크바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달성하려는 서방 국가들에게 큰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
광산에서 추출한 우라늄을 원자로 연료로 전환하는 데 3~5년이 소요되며, 이는 안정적인 공급을 달성하는 데 큰 걸림돌이다.

러시아 국영 기업 로사톰(Rosatom)은 전 세계 농축 서비스 시장에서 3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 본사를 둔 우렌코 그룹(Urenco Group)은 30%로써 2위이다. 프랑스의 오라노(Orano)가 14%, 중국 기업이 12%를 점유하고 있다.

로사톰은 러시아 원자력부를 대신하는 러시아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원자력 기업이다. 로사톰의 본사는 모스크바에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에 따르면 미국은 2020년에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우라늄 제품의 16%를 조달했다. 러시아는 각각 22%를 공급하는 캐나다와 카자흐스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워싱턴은 러시아산 화석 연료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지만 우라늄은 아직 제재 대상이 아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제니퍼 그랜홈(Jennifer Granholm) 에너지 장관은 5월 상원 청문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우라늄 수입을 금지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미국 에너지나 다른 이유로 러시아에 돈을 보내서는 안 된다"고 대답했다.
미국은 우라늄 공급망을 통해 러시아 공급을 중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 연료 공급업체인 센트러스 에너지(Centrus Energy)는 올해부터 최대 20%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이 단기적으로 러시아 의존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은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발표한 성명에서 두 정상은 "기존 원자로와 신규 원자로 모두에 우라늄 연료를 포함한 보다 탄력적인 원자력 공급망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에 가까운 소식통은 미국 측이 공동성명에 해당 언어를 추가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협력은 일본 전력 회사가 일부 우라늄 재고를 미국 상대에게 판매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멜트다운 사고 이후에 원자로 재가동 속도가 느려 미사용 핵연료가 넘쳐나고 있다.

농축 우라늄에 대한 일본의 러시아 의존도는 최소화되었다. 일본아오모리(Aomori) 현의 롯카쇼(Rokkasho) 핵연료 재처리 시설은 농축 연료를 공급할 수 있지만 현재 안전성 검토로 운영이 보류되고 있다.

미국의 원자력 산업은 1979년 쓰리 마일 섬(Three Mile Island) 시설 사고 이후 줄곧 쇠퇴했으며 농축 과정은 외국 사업자에 의존하게 되었다. 미국은 천연 우라늄이 풍부하지만 구소련 국가에서 농축 우라늄을 수입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유럽​​연합은 2020년에 러시아에서 20%의 우라늄을 조달했다. 로사톰의 저비용 농축 서비스는 점유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동유럽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러시아제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료도 러시아산으로 추정된다. 대체 핵연료 공급원으로의 즉각적인 전환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탈탄소화 노력으로 인해 영국, 프랑스 및 미국은 원자력 에너지중요성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새로운 원자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안정적인 핵연료 공급망 구축이 중요해질 것이다.

일본 에너지 경제연구소(Institute of Energy Economics)의 에미리 요코타(Emiri Yokota) 선임연구원은 "일본의 원자로 재가동 지연으로 인해 연료 공급망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롯카쇼 시설이 가동될 수 있다면 국내외 공급망이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카쇼 재처리 공장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한다. 그러나 1993년 시설 공사가 시작된 이래로 프로젝트 완료가 수십 번 연기되었다. 2017년 녹슨 공기덕트(배관)가 발견되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한 차례의 안전 점검을 촉발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