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그동안 극장과 OTT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했던 영화계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CJ ENM은 지난해 4월 ‘서복’을 시작으로 일부 영화에 한해 OTT와 극장에 동시 공개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올해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OTT 동시 공개 대신 극장 개봉 전략을 택하고 있다.
CJ ENM의 이 같은 전략은 개봉이 밀리면서 영화가 정체되는 현상을 막고 신작영화 부족에 시달리던 극장의 갈증을 해소하면서 경쟁이 심해진 OTT 시장에서 티빙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었다.
다만 올해는 이 같은 계획이 잡히지 않으면서 극장과 OTT 동시 공개 전략이 긍정적 효과를 얻지 못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CJ ENM은 올해 4월 한국영화 ‘스텔라’를 개봉한 데 이어 6월에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 7월에 ‘외계+인’을 잇달아 선보인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대작 영화로 지목된 데다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의 경우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만큼 CJ ENM은 극장 개봉을 중심으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거리두기가 해제된 직후인 만큼 관객 수와 실적 회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1년 넘게 극장 개봉이 연기된 영화 ‘영웅’도 올해 안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연기된 대작 영화들이 올해 속속 개봉을 앞둔 가운데 티빙과 동시 공개 일정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다. 앞서 ‘서복’은 16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박보검과 공유 등 스타배우들이 출연한 대작 영화였다.
티빙 관계자는 “현재 동시 공개 계획은 잡힌 게 없다”며 “이는 거리두기 해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CJ ENM 측은 “올해 개봉작 라인업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라 동시 공개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동시 공개 자체를 철회하는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영화계에서는 OTT 동시 공개가 더 이상 메리트를 갖기 어려울 거라고 보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티빙 동시 공개는 처음부터 극장의 좌석 간 거리두기와 음식물 취식 금지 여파로 충분한 수익이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선택한 방법”이라며 “티빙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CJ ENM과 공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는 거리두기 해제와 음식물 취식이 가능해졌고 티빙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이 탄탄해지면서 극장용 영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티빙 동시 공개가 개봉영화의 흥행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입증된 만큼 앞으로 내부 검토에 따라 티빙과 공조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현재 크랭크업이 완료된 CJ ENM 영화는 정성화, 김고은 주연의 뮤지컬 영화 '영웅' 외에 '소년들', '카운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더 문', '유령', '사일런스', '공조2' 등이 있다.
티빙 역시 올해 '유미의 세포들 시즌2'를 시작으로 '욘더', '방과 후 전쟁활동' '개미가 타고 있어요', '샤크2', '잔혹한 인턴', '몸값', '나를 사랑하지 않는 X에게', '뉴노멀진' 등 지난해보다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다.
특히 티빙은 CJ ENM이 미국 미디어그룹 바이아컴CBS와 협업함에 따라 바이아컴CBS의 OTT 자회사인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손잡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한다. 올해 공개 예정인 이준익 감독의 신작 '욘더'를 시작으로 총 7편에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제작 참여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