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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러시아 군사지원 "안 한다" 미국 제재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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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러시아 군사지원 "안 한다" 미국 제재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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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모습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지원을 하고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중국 당국이 가짜뉴스 허위정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친강(秦剛) 주미 중국 대사는 21일 CBS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중국의 대()러시아 군사 지원 제공 주장을 허위 정보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이 하는 일은 모든 당사자에게 무기와 탄약이 아닌 식품과 약품, 침낭, 유아용 음식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전쟁을 반대한다"면서 "위기라는 긴장을 줄이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회적으로 러시아를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지원 의혹에 대해선 "중국은 러시아와 정상적인 무역, 경제, 금융, 에너지 기업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는 두 주권국가 간 정상적인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은 물론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데 도움이 될 재정적 지원을 하지 말라는 미국의 요구에 확답하지 않으면서도 우방인 러시아와의 전통적인 관계를 지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줄타기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중국은 서방과 러시아 간의 긴장 고조를 완화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고 있다. 그 대신 중국은 러시아가 침공할 수밖에 없었다는 러시아 측의 명분을 이해한다면서 사실상 러시아 입장을 두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중국이 러시아에 물질적인 지원을 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에 반대 입장을 표해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중국 안후이성에서 람타네 라맘라 알제리 외무장관과 회담후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잇달아 전쟁과 제재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왕이 부장은 중국과 알제리를 포함한 몇몇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유엔 총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한 것을 거론하며 "기권하는 것도 하나의 태도"라며 "그것은 평화에 기회를 주는 것이자, 전쟁과 제재를 사용해 분쟁을 해결하는데 찬성하지 않는 것이며, 일종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지역 및 국제사회 핫이슈에 대처할 때 전쟁과 제재만이 유일한 옵션이 아니며, 대화와 협상이 근본적 해결의 길이라는 것이 모두의 보편적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이 국제문제 해결 수단으로서의 전쟁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대목이다. 왕이 부장이 '침공'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분쟁 해결을 위해 전쟁 수단을 쓰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대목은 다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읽혔다. 그동안 러시아의 침공을 '침공'으로 규정하지 않았던 중국 입장에 비춰볼 때 점점 심화하는 국제사회의 대 러시아 규탄 여론을 의식한 데 따른 입장 조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결국 앞으로 중국은 전쟁과 제재에 모두 반대함으로써 사실상 러시아를 두둔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적 시선을 완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제재 예봉을 꺾는 쪽으로 외교를 전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왕 부장은 또 모든 나라의 주권 독립과 및 영토보전은 항상 존중돼야 하며,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북미와 유럽의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동진(東進)에 대한 반성 필요성을 거론함으로써 러시아를 배려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로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러시아가 달러화로 지급한 국채 이자를 일부 채권자들이 수령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일단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