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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시멘트 원료 유연탄 가격 폭등…업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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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시멘트 원료 유연탄 가격 폭등…업계 초비상

원자재업계 가격 인상 요구 거세…시멘트 업계 수익성 악화 '울상'

서울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운반 트럭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운반 트럭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시멘트 생산에 쓰이는 유연탄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시멘트업계가 초비상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원자재업계의 가격 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전체 유연탄 중 75%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유연탄의 가격 급등과 수입 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 경제 제재로 유연탄에 대한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5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월 7일 기준 유연탄 가격(동북아CFR 기준)은 138달러에서 2월25일 199달러로 50%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해 평균 85달러와 비교하면 74% 이상 급등했다.

유연탄은 시멘트의 생산원료다. 시멘트 1t을 생산하는데 0.1t 가량의 유연탄이 필요하다. 시멘트 생산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필수원부자재다.

시멘트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연탄 수급 상황이 악화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장기 공급계약으로 유연탄 가격 상승세에 대응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수급상황이 악화되면서 단기계약으로 전환됐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수위가 지금보다 높아지면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올해 단기계약으로 모두 전환되면서 시멘트업계는 채산성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며 "공급 차질이 장기화한다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시멘트업계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유연탄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연탄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 등 다른 나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유연탄 대신 순환자원을 도입하고, 수입선 다변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가격 인상 외에는 별다른 방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멘트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국내 시멘트 생산 1위 기업 쌍용C&E는 지난해 매출이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6% 줄었다. 삼표시멘트 역시 지난해 매출액은 5689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6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한일현대시멘트도 매출액은 3969억원으로 18.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59억원으로 37.1% 줄었다.

시멘트업계가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고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수요자인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가 가격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는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멘트 가격을 t당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인상한데 이어 지난달 레미콘업계에 t당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18% 인상안을 통보했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