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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가들의 경고…“유럽이 에너지 문제로 러시아의 ‘인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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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가들의 경고…“유럽이 에너지 문제로 러시아의 ‘인질’이 됐다”

독일에 건설된 노드스트림 2 송유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에 건설된 노드스트림 2 송유관. 사진=로이터
러시아가 유럽의 치솟는 에너지 물가를 지원하기 위해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경고한 것처럼 유럽이 에너지에 관한 한 러시아의 인질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7일 CNBC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이번주 천연가스 계약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 들어 지역별로 거의 6배나 올랐다. 겨울철이 다가옴에 따라 전력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이 위축되면서 에너지 부문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유럽의 사태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가격은 최고치를 기록한 후 안정세로 돌아섰다. 일시적인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독일이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가져올 노드스트림 2 가스관 프로젝트 승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고 러시아는 신속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110억 달러가 투입된 송유관은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달리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승인이 지연됐다. 미국은 오랫동안 이 프로젝트를 반대해 왔다.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송유관에 반대하는 초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고 바이든 대통령도 이 프로젝트에 관련된 회사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그러나 제재는 미국과 독일의 관계 재건을 위해 취소됐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티모시 애쉬 수석 전략가는 연구보고서에서 "유럽은 이제 에너지 공급 문제로 러시아의 인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유럽을 에너지 볼모로 만드는데 유럽은 이를 해결할 아무런 방도가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유럽은 겨울로 접어들면서 러시아가 에너지 파이프라인의 핸들을 움켜쥐고 노드스트림 2 승인을 받을 때까지 가스 공급을 동결시킬 것을 걱정해 긴장하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독일의 노드스트림 2 파이프라인 승인을 위해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의도적으로 지연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 이를 반박했다.

다른 한편으로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는 논란이 되고 있는 송유관에 대한 독일의 승인이 유럽에서의 가스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속한 인증을 희망했다.

애쉬는 노드스트림 2에 대한 신속한 인증은 ‘애초부터 설계됐던 모스크바의 계획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유럽 각국이 러시아가 노드스트림 2가 승인되기 전에 유럽 가스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옥스포드 에너지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마이크 풀우드도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를 더 공급하기로 한 결정은 정치적이며 송유관 인증과 관련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치솟는 물가로 인해 에너지 문제를 EU의 최우선 의제로 삼고 있다. 유럽은 가스 공급의 거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는 노르웨이와 함께 주요 가스 수입원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