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쿠팡, 해외진출로 '성장 모멘텀' 찾는다

글로벌이코노믹

유통경제

공유
1

쿠팡, 해외진출로 '성장 모멘텀' 찾는다

올 2분기 매출 전년비해 71% 상승 사상 최대 실적에도 美 주가는 내리막길
일본·대만에서 퀵커머스 매장 2호점까지 개점...전 세계로 서비스 확대 예정
김범석 "벤처 정신으로 전 세계 이커머스시장에 변화의 바람 불어넣겠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 사진=쿠팡 이미지 확대보기
김범석 쿠팡 창업자. 사진=쿠팡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며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한 쿠팡이 해외 진출을 통한 '레벨업'에 나섰다.

쿠팡의 올 2분기 매출은 44억 7811만 달러(약 5조 1812억 원)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71% 상승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미국 상장법인의 주가가 연이어 하락세를 보이자 주가 반등을 위해 해외 진출 등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월 쿠팡 상장 당시 주가는 공모가 35달러보다 40.7% 상승한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 24일(현지시간) 28.31달러로 하락세 중이다.

쿠팡 퀵커머스 앱 쿠팡이츠 배달원의 모습. 사진=쿠팡 이미지 확대보기
쿠팡 퀵커머스 앱 쿠팡이츠 배달원의 모습. 사진=쿠팡
28일 업계 전문가들은 쿠팡이 주가 반등을 하려면 해외 진출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쿠팡은 이미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전 세계 진출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김범석 창업자는 지난 5월 쿠팡 국내법인의 모든 직위를 내려놓은 후 미국에 머물며 해외 사업 확장에 전념하고 있다.

쿠팡의 첫 해외 진출지는 일본이다. 쿠팡의 일본법인 쿠팡 재팬은 지난 6월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해 도쿄 시나가와구 나카노부에서 쿠팡이츠와 같은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쿠팡 고객들은 쿠팡 앱에서 야채, 육류, 달걀 등의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주문할 수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앱으로 모집한 배달원이 상품을 배송한다. 고객은 주문 후 20분 안에 상품을 배송받는다. 쿠팡 재팬은 현지의 창고형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한다.

쿠팡은 도쿄 1호점을 연 후 수개월 동안 일본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에 관한 평가와 자료 분석을 거쳤다.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맞춰 유기농 과일과 채소 등을 품목에 추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쿠팡은 지난 8일 도쿄 2호점을 열어 메구로와 시부야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 재팬은 신규 매장을 여는 동시에 신선식품 제품군을 확장했다.

쿠팡 재팬은 일본의 대표 식품기업 ‘하네다 이치바’와 협업해 간편식을 판매한다. 하네바 이치바는 현지 수산업자로부터 직배송 받은 신선한 회로 각광받는 기업이다. 또한 농산품을 직매입해 판매해 현지 농부들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을 지원한다.

쿠팡이 일본에 이어 공식 진출한 나라는 대만이다. 쿠팡은 지난 7월 대만에 첫 진출해 타이베이에 1호점을 열고 중산구에서 즉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뒤이어 지난 8일 2호점을 개점해 타이베이 다안구·쑹산구·신이구 지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쿠팡 대만 현지 법인은 경쟁업체를 의식해 ‘10분 내 배송완료’를 내세운다. 현재 대만에는 배달업체 '우버이츠', '푸드판다' 등이 있다. 또한 쿠팡은 대만에 ‘제로 플라스틱’ 정책을 도입해 모든 상품을 친환경 소재로 만든 종이 가방에 담아 배송한다.

쿠팡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퀵커머스 산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는 오토바이가 이동수단으로 보편화되어 있어 즉시배송 서비스 도입에 유리한 환경이다.

대만과 싱가포르에는 동남아시아 1위 전자상거레 업체 '쇼피'의 배송 서비스 '쇼피프레시'가 있다. 쇼피프레시는 주문 뒤 4시간 안에 배송한다. 쿠팡은 대만에서 내세우는 '10분 내 배송완료'를 싱가포르와 다른 나라에 적용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또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지난 4월 쿠팡이 싱가포르 법인 현지의 최고운영자, 물류, 리테일 부문 대표 등 고위 임원직을 모집하고, 마케팅, 영업, 인공지능(AI) 등 전 분야에서 직원을 수백 명 규모로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범석 창업자는 “쿠팡은 이커머스와 풀필먼트 부문에서 이미 상당한 전문성을 갖췄으나 여전히 벤처 정신으로 과감한 도전 중”이라면서 “앞으로도 우리는 끊임없는 실험과 배움을 통해 일본 고객들에게 최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전 세계 이커머스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자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사진=쿠팡이미지 확대보기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사진=쿠팡


쿠팡은 싱가포르 진출과 관련해 퀵커머스 사업뿐만 아니라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사업에 대해서도 관심받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싱가포르 OTT 업체 ‘훅(HOOQ)’을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출시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유료회원제 ‘로켓와우’를 이용하는 회원이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쿠팡의 사업모델인 아마존은 유료회원제 '프라임 멤버십'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자사 OTT서비스 '프라임 비디오' 자동 가입 권한을 제공한다.

쿠팡으로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는 동시에 기존 고객이 유사 서비스로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SK증권은 쿠팡플레이가 동남아시아에서 인기 있는 K-콘텐츠를 유통할 경우 쿠팡으로 해외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쿠팡 관계자는 “현재 주목받는 쿠팡플레이의 싱가포르 진출과 쿠팡의 해외 산업 확장에 관련해 한국 쿠팡 주식회사가 직접 밝힌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