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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운명 달렸다"…삼성·LG, 6G 주도권 경쟁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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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운명 달렸다"…삼성·LG, 6G 주도권 경쟁 '박차'

테라헤르츠 대역 기술 시연 잇달아 성공…네트워크 솔루션·디바이스 성장 기대

삼성전자의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실험실에서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140 GHz 통신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실험실에서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140 GHz 통신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6G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경쟁이 한창이다. 벌써 양사는 기술 시연에 성공하며 6G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와 KAIST가 공동 설립한 6G 연구센터는 3일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27㎓ 대역폭의 광대역 빔포밍(빔 형성) 솔루션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5G 대역폭의 11배가 넘는 것으로 테라헤르츠 대역의 주파수를 확보하면서 빔 형성으로 통신 거리를 확보하는 기술을 말한다.
연구센터는 2년 반의 원천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테라헤르츠 주파수 영역인 143~170㎓에 이르는 27㎓ 대역폭에서 높은 신호 전달 손실의 기술 난제를 극복해 이동통신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빔포밍 솔루션을 개발하고 하드웨어 구현 테스트 시연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조동호 KAIST 교수(6G연구센터장)는 "6세대 이동통신 광대역 빔포밍 핵심 원천기술 확보 측면에서 LG-KAIST 6G 연구센터의 세계적 연구역량을 선보였으며, LG전자를 비롯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키사이트와 공동 협력해 6G 핵심기술을 창출하고 구현 가능성을 검증함으로써 세계적으로 6G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ˮ라고 말했다.

앞서 LG전자와 KAIST는 2019년 1월 산학 협력 6G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어 올해 3월 글로벌 무선통신 테스트 계측 장비 제조사인 키사이트가 합류했으며 이어 약 5개월만에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LG전자는 지난달 31일자로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했지만, 통신 기술개발에는 여전히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분야에서도 통신 기술이 요구되고 있고 연결성이 강조되는 생활가전 분야에서도 통신 기술은 필수적이다.

LG전자는 자사 주요 사업과 시너지 효과뿐 아니라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6G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스마트폰 사업은 철수했지만 6G 시대에 새롭게 등장할 홀로그램이나 메타버스를 구현할 디바이스 사업에는 뛰어들 여지가 남아 있다.

(왼쪽부터) LG-KAIST 6G 연구센터 김당오 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권재용 연구원. 사진=KAIST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LG-KAIST 6G 연구센터 김당오 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권재용 연구원. 사진=KAIST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 주립대(USBC)와 6G 테라헤르츠 대역 통신 시스템 시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UCSB 연구진은 RFIC, 안테나, 베이스밴드 모뎀까지 통합해 실시간 전송 시연에 성공했다. 6G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테라헤르츠 대역의 높은 경로 손실과 낮은 전력 효율 등 기술적 난제 극복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었다.

특히 LTE와 5G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CMOS(Complementary Metal Oxide Semiconductor) 공정 기반 RFIC와 이를 통해 구동되는 128개 안테나 소자가 배열된 송신기와 수신기 모듈, 실시간 고성능 빔포밍을 지원하는 모뎀을 구성해 시연을 성공시켰다.

삼성전자는 이어 같은 달 23일 열린 5G 네트워크 솔루션 공개 행사에서도 6G에 대한 비전을 강조했다.

이날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은 “5G를 넘어 6G 시대가 도래하면 XR(확장현실),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등 산업의 물리적·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어 사용자의 손끝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그동안의 기술 혁신을 토대로 최첨단의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최형진 연구원은 올해 3월 ITU-R 이동통신 표준화 회의(WP5D)에서 6G 비전 그룹(6G Vision Group) 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사장)은 "비전 개발을 계기로 세계 6G 연구와 표준화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전자 6G 백서에 기반해 앞으로 ITU와 3GPP 기술표준 개발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역시 LG전자와 같은 해인 2019년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등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6G 백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5G 통신장비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6G까지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6G 네트워크 솔루션은 물론 관련 디바이스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6G 주도권 경쟁에서 양사는 각자 이점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5G 네트워크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6G 기술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스마트폰 사업에 이를 이식해 6G 관련 혁신기술 개발에도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다.

반면 LG전자는 6G 통신을 이식할 스마트폰은 없지만 다양한 기업과 협업할 수 있다. 또 그룹 내 통신 자회사인 LG유플러스가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5G 보급 확대에 VR과 AR 등 실감형 콘텐츠와 OTT 서비스가 이를 주도한 만큼 6G 보급에도 XR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가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한국뿐 아니라 중국 화웨이와 유럽의 에릭슨, 노키아 등도 6G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어 글로벌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의 글로벌 경쟁에서 아슬아슬하게 올라선 만큼 이번에는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6G 시대에는 네트워크 솔루션뿐 아니라 콘텐츠와 이를 뒷받침할 디바이스 시장에서도 새로운 국면이 열릴 것”이라며 “다양한 디바이스와 사업부문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양대 전자기업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