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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 자국 기업 해외 IPO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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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 자국 기업 해외 IPO 감독

중국 사이버 공간 관리국(CAC) 표지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사이버 공간 관리국(CAC) 표지판. 사진=로이터
중국이 자국 기업의 해외 기업공개(IPO)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사실상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겨냥한 것으로 미국과 중국간 긴장 고조 속에 자국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이 외국 투자자들의 배를 불리는데 활용되고, 기술업체들이 확보한 자국민들의 개인정보가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중국 사이버보안관리국(CAC)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감독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CAC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초기인 2014년 인터넷 감시를 위해 창설한 강력한 정부기구로 2일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5일 구직 사이트 보스지핀과 트럭공유업체 풀 트럭 앨라이언스 조사로 금융시장을 출렁거리게 만든 당사자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주석이 관장하는 중국 지도부에 직보하는 CAC가 현재 해외 주식시장, 특히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업체들에 관한 중국 당국의 감시를 총괄하고 있다면서 CAC가 앞으로 외국 시장 상장에 관한 규정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CAC가 중심에 선 것은 디디추싱 상장을 막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 규제당국이 디디추싱이 상장을 연기하라고 지시했지만 각기 다른 규제당국이 엇갈린 메시지를 보내 혼선이 빚어졌고, 이때문에 디디추싱이 지난달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밀어붙였다는 판단이 규제기관 간 조율 필요성을 불렀고, 그 총대를 CAC가 멨다.

소식통에 따르면 CAC는 디디추싱의 네트워크 보안에 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주요 경제·금융 규제기관들은 대체로 디디추싱의 상장에 긍정적이었다.

상장을 중단하라는 확고한 메시지가 없자 디디추싱은 상장을 강행했다.

CAC가 외국 주식시장 상장, 특히 미 주식시장 상장을 틀어쥘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됐다는 것은 시주석이 민간기업, 특히 기술업체들의 데이터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방증한다.

경쟁당국이 중심이 됐던 기술업체들에 대한 통제가 이제 데이터 유출 방지에 초점을 둔 인터넷 보안 규제 당국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중국의 디지털 정보를 틀어쥐고 있는 CAC가 기업들의 해외시장 상장 규제로 영역을 확대함에 따라 미국과 중국간 금융시장 디커플링이 더 빨라질 위험이 높아졌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의 빅터 시 경제학 교수는 중국의 사이버 규제당국이 새로운 증권감독당국이 됨에 따라 "투자자들과 기업들은 상장 절차를 관리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중국과 미국 양쪽에서 미 주식시장 상장 규제에 시달리게 됐다.

CAC를 중심으로 중국 규제당국이 데이터 유출 등을 이유로 해외에 주식을 매각하는 것에 제동을 거는 한편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 기업들이 미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못하도록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미 의회 내 대표적인 반중론자 가운데 한 명인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미국식 회계기준을 따르지 않는 중국기업들은 미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없도록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느슨한 회계기준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양국간 양해각서를 통해 정해진 원칙이었다.

한편 뉴욕대 법대교수인 윈스턴 마는 CAC가 증권 감독기구 역할까지 하게 됨에 따라 "중국의 증권 감독이 대대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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