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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현대차·기아 선두 질주…몰려드는 중국차와 본격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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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현대차·기아 선두 질주…몰려드는 중국차와 본격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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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로 대표되는 한국차 그룹이 도요타, 혼다, 미쓰비시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차를 확실히 앞질러 가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일본차들이 중고급 세단과 대형 SUV 등을 앞세워 부유층 시장을 공략할 때 경차인 'i10'을 통해 택시와 중산층 시장부터 탄탄히 점유율을 다지며 브랜드를 알려왔다.
베트남 경제의 급성장으로 중산층의 확대와 자동차 시장이 고급화 되면서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자리잡은 현대차는 올해부터 일본차들과 격차를 본격적으로 벌리고 있다.

현대차는 i10과 엑센트로 베트남 자동차 판매를 주도하고 있으며, 싼타페와 제네시스로 미국과 유럽 브랜드가 선점한 SUV 시장과 고급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기아차는 셀토스를 내세워 무서운 기세로 소형 SUV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세도나로 미니밴 시장을 휩쓸고 있다.

◇베트남 내수시장 현기차 '압승'


실제로도 최근 2년 동안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차의 인기는 높아진 반면 일본 차의 인기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여전히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는 베트남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첫 5개월동안 약 6만7809대의 일본 자동차가 베트남 시장에 판매됐다. 이는 상세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닛산과 스바루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현대차・기아 등 한국 브랜드 자동차 판매량은 약 4만6743대가 팔렸다. 총 판매수치로는 한국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이 아직 일본 자동차보다 뒤떨어져 있다.

그러나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2개에 불과한 반면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도요타, 혼다, 마쓰다, 미쓰비시, 스즈키 등 10여개에 달한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한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일본차 브랜드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

상징적인 사건은 도요타다. 2017년 이전까지 베트남에서 인기 자동차 브랜드 1위로 자리를 잡았던 도요타는 현대, 기아, 혼다, 포드 등 2위사들의 판매를 앞섰다. 한때 일본차로 대표되는 도요타, 혼다, 마쓰다는 베트남에서 베스트셀러 자동차 브랜드 순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 순위가 바뀌었다. 현대차는 도요타를 앞질러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브랜드로 올라섰다.

베트남자동차산업협회(VAMA) 통계에 따르면 2021년 5월까지 현대는 2만8477대의 자동차를 판매함으로써 베스트셀러 자동차 브랜드 1위를 굳혔다. 2만4112대의 판매를 기록한 도요타는 2위로 떨어졌다. 타코가 조립하고 유통하는 기아 자동차는 3위로 올라섰다.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린 5대 자동차 브랜드에는 현대와 기아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직접 경쟁 모델로 꼽히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도요타와 미쓰비시도 선정됐다. 나머지는 베트남 토종 자동차 브랜드 빈패스트였다.

각 자동차 모델별 순위를 체크하면 한국 자동차의 위상은 더욱 달라져 있다. 2021년 5월 인기 차량 모델 톱10 중 현대 엑센트, 현대 싼타페, 기아 셀토스, 현대 그랜드 i10, 기아 세라토 등 5개 모델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 자동차 모델은 도요타 비오스, 미쓰비시 엑스팬더, 도요타 코롤라 등 3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빈패스트 파딜과 포드 레인지가 차지했다. 불과 2년전인 2017년 5월을 기준으로 1~2개 정도 한국차 모델이 이름을 올렸던 때와는 천지차이다.

베트남에서 자동차 전문 '오토 데일리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 엔지니어인 찐 레 훙(Trinh Le Hung)씨는 한국 자동차가 일본 자동차를 완전히 능가한다고 말하진 못하지만 운행 경험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일본차가 한국차에 비해 여러가지 면에서 뒤처진다고 평가했다.

훙씨는 “지난 5년 동안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고객 경험별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현대와 기아는 첨단 기술을 고급차에서 일반차로 도입한 선구자이다. 베트남과 같은 소규모 시장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 수단일뿐만 아니라 소비자, 특히 젊은이들이 첨단 기술을 즐기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일반 모델에도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시도를 통해 시장의 조기 적응은 물론 기술의 확장을 통해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보다 성능이 앞서 나가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중고차 유통 플랫폼인 ‘ManyCar’의 대표인 응웬 쭝 타잉(Nguyen Trung Thang)에 따르면, 한국 중고차는 내구성 향상, 사용 및 수비 비용 절감 등의 요소로 판매가 잘된다고 평했다.

타잉 대표는 “약 10년 전만해도 현대와 기아차 모델을 찾는 중고차 구매자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 일본 자동차를 선호했다. 그러나 현재 저렴한 가격, 현대적인 디자인 및 많은 첨단 기술을 갖춘 한국 자동차는 자동차를 처음 구입하는 젊은 고객에게 매우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의 선호도가 뒤떨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변화를 싫어하는 일본산업의 특성 때문으로 꼽힌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대부분의 자동차 전문가들은 오늘날 자동차 소비자들이 더 이상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강점인 견고함이 자동차 선호의 가장 1순위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특히, 급변하고 있는 현대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소비 취향은 기술 경쟁을 자극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구 북부 성서공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A사는 “내수에 머물던 자동차 판매가 몇년전부터 해외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베트남도 연간 판매량이 10만대 이상이 될 경우 많은 부품업체들이 진출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자동차 브랜들이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을 앞서고 있지만 각 브랜드, 각 자동차 라인은 저마다의 강점과 기회가 있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보수주의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취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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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등판'…'품질 나쁘다' 이미지 개선이 관건


올해부터는 중국 브랜드들도 강력한 경쟁자로 참여하고 있다.

가격은 싸지만 품질 문제로 지난해까지 눈에 띄지 않던 중국차들이 올해부터 부쩍 증가추세다. 2021년 5월말까지 중국산 완성차 수입량은 94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배 증가했다.

관세총국의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5월 베트남은 4.8% 증가한 1만5600대의 자동차를 수입했다. 수입가치는 3억7400만달러로 20.5% 증가했다.

2021년 첫 5개월 누적된 완성차 수입량은 6만5700대 이상, 수입가치는 15억달러에 달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와 83.1% 성장했다.

특히 중국산 완성차 수입량은 1400대에 불과한 작년 동기 대비 650% 급증한 9400대를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전용차(약 5600대)와 트럭(2840대)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산 자동차 외에도 베트남에 수입된 차량의 주요 원산지인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총 자동차 수입량의 80%를 차지했다. 이 중 태국산 자동차는 3만3140대로 2020년 동기 대비 2배 높았고 인도네시아산 자동차 수는 16.2% 증가한 1만8340대였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 자동차 브랜드다.

5월 한달간 9인승 미만 자동차가 1만286대로 수입 완성차의 65.9%를 차지했다. 연초부터 5월 말까지 9인승 미만 자동차는 4만3630대로 53.3% 증가했고 트럭은 거의 2.2%(8500대) 증가한 1만5355대였다.

관세총국에 따르면 5월 베트남의 자동차 부품 수입가치는 4만8000만달러로 4억8000만달러에 그친 전월에 비해 6.2% 증가했다. 대 한국 부품 수입액은 1억2500만달러로 가장 높았고 대 중국 수입액은 9800만달러였다. 태국(9400만달러), 일본(7000만달러), 인도네시아(1840만달러), 인도(1530만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중국산 자동차는 베트남 시장에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베이징 X7, BAIC X55, MG ZS 등 뛰어난 모델을 보유한 브릴리언스, BAIC, Zotye의 자동차 브랜드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베트남 구매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