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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6년간 100개 기업 인수…가상현실·AI·지도·헬스 부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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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6년간 100개 기업 인수…가상현실·AI·지도·헬스 부문 강화

애플은 지난 6년 동안 100여 개의 회사를 인수해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공지능, 지도, 헬스, 반도체 부문을 강화해 왔다. 사진=CNBC
애플은 지난 6년 동안 100여 개의 회사를 인수해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공지능, 지도, 헬스, 반도체 부문을 강화해 왔다. 사진=CNBC
애플의 CEO(최고경영자) 팀 쿡은 주주들에게 애플이 지난 6년간 약 100개의 회사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3~4주에 한 개씩의 회사를 사들인 셈이다.

애플은 기술 인재가 필요하거나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특정 기술이 필요하면 적절한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 인수합병은 대형 기술 회사들이 선호하지만 애플의 경우 소규모 회사의 인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CNBC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A 거래를 추적하는 글로벌데이터의 니클라스 닐슨 애널리스트는 "구글, 페이스북, 인텔, 아마존 등이 건당 수십억 달러 규모의 딜을 하지만 애플은 소규모의 스타트업을 더 많이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쿡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접근 방식은 회사가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문을 파악한 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애플은 2012년 오센테크를 인수해 아이폰의 지문 스캐너를 개발했다. 2017년 애플은 파워 유저들을 위해 ‘바로가기’ 아이폰 앱을 구입했다. 2018년에는 텍스처를 인수해 애플뉴스+로 연결시켰다. 애플의 음성 비서인 시리도 2010년 스타트업을 인수한 결과였다.

애플의 많은 거래들은 비밀에 부쳐져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된 애플의 기업인수는 2015년 1월 이후 55개로 알려져 있다. 쿡 CEO가 밝힌 숫자에 크게 못미친다. 나머지 기업들은 소리소문 없이 인수했다는 얘기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인수된 회사의 사업을 지속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애플은 오히려 기술 인력들에 관심이 많다. 영업 사원이나 지원 직원을 채용하는 데는 소극적이지만, 애플은 기술직 직원이 애플에 입사해야 한다는 것을 기업 인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애플이 무엇을 사들이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애플이 어디를 확장하는지 알 수 있다. 바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인공지능, 지도, 건강, 반도체 등이다.

애플은 머리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컴퓨팅 중심의 기술개발그룹(TDG) 부문을 구축하면서 2013년 이후 12개 기업을 인수했다. 애플은 2022년 출시될 고급 VR 헤드셋과 2023년 이후 출시될 고급 경량 안경을 개발하고 있다.
2018년 애플은 아코니아 홀로그래픽스를 사들였는데, 이 회사는 스마트 안경 렌즈를 개발한다. 애플은 지난해 가상현실 헤드셋 콘텐츠를 엮은 넥스트VR과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서 독립해 위치기반 가상현실 기술을 개발한 스페이시스를 인수했다.

글로벌데이타에 따르면 애플은 2016년부터 인공지능과 관련된 스타트업 25개를 인수했다. 작년에 애플은 시애틀에 본사를 둔 Xnor.ai라는 회사를 2억 달러에 인수했다. 뒤이어 아일랜드의 보이시스를 사들였다. 2019년에는 바비인형처럼 말하는 도구를 만드는 풀스트링을 인수했다.

애플은 2019년 10억 달러를 투자해 직원 2200명을 포함해 인텔의 무선 모뎀 사업을 인수했다. 그 해 애플은 이 인수합병 책임자 에이드리언 페리카를 쿡에게 직접 보고하는 최고경영자로 승진시켰다.

큭은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어떠한 규모의 인수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의 우선순위는 가치평가와 전략적 부합 여부이며 애플의 제품을 보완하고 핵심 영역의 개발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소규모 혁신적 기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