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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지구 온난화 숨은 범인?...채굴 때 과다 전기·탄소 배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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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지구 온난화 숨은 범인?...채굴 때 과다 전기·탄소 배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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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에 대한 붐이 일상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과정에 너무 많은 전기가 소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데 배출되는 탄소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탄소배출을 줄여 기후변화를 안정적으로 보존하려는 인류의 노력과 배치되는 측면에서 가상 화폐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어떻게 이 문제를 진단해야 할지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가상화폐 현황


가상화폐는 지폐나 동전과 같이 실물은 없으면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특정한 가상공간(vitual community)에서 전자적 형태로 사용되는 디지털 화폐 또는 전자화폐를 말한다. 암호 화폐는 가상화폐의 일종이다. 하지만 유럽 중앙은행이나 미국 재무부의 가상화폐 정의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가상화폐로 부를 수 있는 암호 화폐는 거의 없다. 그래서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에서는 암호 화폐를 가상화폐라고 부르지 않는다.

유럽중앙은행(ECB), 미국 재무부, 유럽은행 감독청이 내린 정의에 따르면, 가상화폐란 정부에 의해 통제 받지 않는 디지털 화폐의 일종으로 개발자가 발행 및 관리하며 특정한 가상 공간 에서만 통용되는 결제 수단을 말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대부분 암호 화폐는 디지털 화폐이며 가상화폐이다.

그러나 상당수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 수단으로 받는 비트코인은 디지털 화폐이나 가상화폐는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암호 화폐는 개발자가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발행 측면에서 보자면 대다수의 암호 화폐는 가상화폐가 아니다.

가상 화폐의 가격은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을 보이지만 등락이 극심하다. 현재 가치는 50억 달러 이상으로 유수의 자동차 회사 포드의 시가 총액보다 높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 코인 채굴의 약 75%는 전기가 저렴하고 전문 하드웨어를 만드는 제조업체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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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많은 전기 소비와 함께 탄소 배출량 급격히 늘려


가상화폐에 대한 ‘채굴작업’은 거래를 검증하기 위해 컴퓨터 계산을 많이 하는 까닭에 전력 소모가 매우 크다. 채굴자들은 가상화폐 거래를 효과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복잡한 수학 퍼즐을 풀기 위해 특수 제작된 컴퓨터를 실행한다. 채굴자들은 그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얻을 수 있다. 컴퓨터에서의 채굴은 특히 대규모로 수행될 때 막대한 양의 전기를 사용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 소비 지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에너지는 연간 129TWh(시간당 테라와트)가 넘는다. 이는 웬만한 중소규모 국가 전기소비량을 넘어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사용되는 전력과 맞먹는 수치다.

케임브리지 연구진은 이와 같은 과다한 전기 사용은 가상화폐의 통화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한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가상화폐 가격 상승은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광부들에게 점점 더 많은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한 동기를 부여한다. 가격이 상승하면 에너지 소비도 증가한다.

온라인 툴은 비트코인의 전력 소비량을 아르헨티나(121 TWh), 네덜란드(108.8 TWh), 아랍에미리트(113.20 TWh)를 제치고, 노르웨이(122.20 TWh)에서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웹 사이트 디지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단일 비트코인 거래는 평균 미국 가정이 한 달에 소비하는 것과 동일량의 전력을 사용하며 단일 비자(Visa) 거래보다 약 100만 배 더 많은 탄소 배출을 한다.

채굴에 나선 광부들은 더 많은 가상화폐를 발굴하기 위해 소위 채굴 장비라고 하는 특수한 컴퓨팅 장치를 개발했다. 복잡한 퍼즐을 해결하는데 훨씬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채굴 그룹의 운영에는 규모의 경제가 있다. 따라서 원래는 일반 컴퓨팅 장치를 사용하는 개별 참여자들의 느슨한 연합에 의해 수행되었던 채굴 프로세스가 이제 크게 통합되고 있어 전력 소비량도 일시에 크게 늘어날 개연성을 안고 있다.

너무 많은 전기 사용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함께 비싼 전기료 부담이라는 이중 압박 때문에 채굴에 나선 광부들은 상대적으로 전기료가 싼 지역에서 가상화폐를 채굴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약 7%가 있는 미국에서는 저렴한 전력을 찾기 위해 로렌스강 유역 수력발전소가 있는 피츠버그로 달려갔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은 도시의 전기 비용을 크게 상승시켰다.

채굴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에 값싼 전기를 쫓는다. 오늘날 비트 코인 채굴의 약 75%가 중국에서 이루어진다. 러시아도 최근 비트코인 채굴의 거점 센터로 부상하고 있다.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시베리아에서 대규모 채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6일 중국 과학원과 칭화대학의 연구진이 과학 잡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중국의 가상통화의 전력 소비량이 2024년 피크 값의 296조5900억Wh에 달해 1억3000만t의 탄소가 배출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했다. 이는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체코슬로바키아 등 일부 선진국 수준을 뛰어넘는 배출량이다.

만약 정책당국에서 개입하지 않는다면 중국에서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은 2024년 296.59Twh에 달할 것이고 1억3500만t의 탄소 배출량을 생성할 것이라고 한다.

적절한 개입과 실행 가능한 정책이 없다면 중국의 집중적인 가상화폐 채굴이 중국에서 발생 하는 탄소 배출 감소 노력을 잠재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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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한 전기소비 비판에 따른 우회로


가상화폐 확산을 불기피한 현상으로 보고 너무 많은 전기 사용과 탄소 배출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도 나오고 있다. 탄소를 줄이기 위해 ①시장 진입 제한 ②입지 제한 ③탄소세 인상 등 3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무래도 가상화폐를 지지하는 쪽의 입장이다.

미국에서는 일부 정치인과 기업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확산이 불가피한 현상이라 받아들이고 가상화폐 채굴에 사용되는 전기를 합법적으로 공급하자는 입장이 나온다. 반면 지역민들은 기후 환경 보호라는 공익을 더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반대한다.

2021년 뉴욕 시장으로 출마한 민주당 전 대통령 후보인 앤드류 양은 뉴욕을 암호화폐 채굴 허브로 만들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뉴욕 드레스덴의 그리니지 발전소는 로체스터에서 남동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세네카 호수 기슭에 있다. 원래는 1930년대에 석탄을 사용하기 위해 지어졌다. 수십 년 동안 새로운 장치가 추가되고 오래된 장치는 폐쇄되었다. 발전소는 2011년에 가동을 중단했고, 민간 주식회사에 인수되어 천연가스로 가동될 때까지 유휴상태였다.

2017년부터 그리니지 제너레이션 홀딩스(Greenidge Generation Holdings)의 소유하에 들어간 이 공장은 2019년에 비트코인 채굴에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니지 제네레이션 홀딩스는 최근 나스닥 상장 서포트닷컴(Support.com)과 합병을 통해 상장을 발표했다. “발전소를 소유한 최초의 상장 비트코인 채굴 회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2021년 가을까지 드레스덴에서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암호화폐 회사인 디지호스트 인터내셔널도 뉴욕주에 버팔로 근처 퇴역 발전소 재개를 요청한바 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탄소 배출 때문이다. 점점 많은 전기를 공급하려면 천연가스를 더 태워야하므로 그에 따라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한다.

뉴욕 주민들 사이에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공익이 더 소중하다면서 연방정부가 나서서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다음은 중국이다, 현재 중국은 국민경제와 탄소배출의 계산을 할 때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관련 활동을 독립 항목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중국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단속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를 정치적 시선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해 가상화폐가 어느 정도 대체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다소 음모론적 시각이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내세운 탄소배출 목표 달성에 지장을 줄 것이 분명해지자 단호한 움직임이 나온다. 중국 내몽골 지역은 지난달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신규 암호화폐 채굴 프로젝트를 금지하고 기존 활동에 대해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중국 북부에 위치한 내몽골은 2019년 에너지 사용에 관한 중앙 정부 평가 목표를 충족하지 못해 베이징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이에 지역 개발 및 개혁위원회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 기존 암호화폐 채굴 프로젝트를 2021년 4월까지 종료하고 신규 프로젝트는 승인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