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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발행 땐 비트코인 "소멸" vs "공존" 갑론을박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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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발행 땐 비트코인 "소멸" vs "공존" 갑론을박 '격화'

지난 1년새 10배 급등 6000만원대 등락
머스크 "테슬라 전기차 구매 가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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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가 등장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론과 그렇지 않다는 낙관론이 팽팽하다. 사진=로이터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10배 급등해 현재 6000만원 대를 오르내린다.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며칠 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트윗했다. 비트코인 1개로 테슬라 전기차를 살 수 있게 됐다. 유명 브랜드를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골드만삭스가 암호화폐 거래를 재개한 후, 모건스탠리도 이달 대형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비트코인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200만 달러 이상을 예탁하는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서비스로 제공한다.

씨티그룹은 한 발 더 나아가 비트코인이 머지않은 미래에 달러화와 마찬가지로 국제 상거래의 외환결제수단으로 바뀔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그러자 각국 정부의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암호화폐로부터 자신들의 통화 영역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보증하는 CBDC와 비트코인 등 민간 암호화폐와의 주도권 경쟁도 불가피하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앞날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BOA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추진하는 CBDC는 현금 및 기타 암호화폐의 수요를 감소시켜 장기적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 근거는 비트코인이 가진 극한의 변동성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으로 급등하고 있지만 CBDC와 달리 워낙 변동성이 높아 자산으로서 부의 축적이나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공식 통화이고 국가가 가치를 보증한다. 현재의 화폐처럼 액면가도 정해져 있다. 따라서 가격 변동성도 크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화폐로서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여러 기능에 본질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이들은 CBDC가 현실화되면 모든 암호화폐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며 결국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엄격한 규제가 ‘암호화폐 비관론’에 힘을 실어준다. 중국은 수년 전 암호화폐의 발행과 거래를 전면 금지시켰다. 디지털 위안화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다. 인도 역시 유사한 법령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상대적으로는 약하지만 유사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실물 화폐와 동등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많다. 유가증권과 유사하게 거래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FRB(연준) 의장은 최근 열린 금융 서밋에서 “CBDC와 기존 화폐가 공존하는 결제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마찬가지로 CBDC와 암호화폐의 공존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CBDC와 암호화폐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CBDC는 현재의 화폐와 같다. 종이로 발행되지 않는다는 점만이 차이일 뿐이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크다는 성격 자체만으로 ‘결제 기능이 있는’ ‘투기’ 성향의 투자 수단이다.

인위적인 정책적 규제가 없다면 CBDC와 암호화폐는 상당기간 공존할 수 있다. 다만 최근과 같은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이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그런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