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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주식시장 '공공의 적' 되나'...역대 최장 기간 순매도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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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주식시장 '공공의 적' 되나'...역대 최장 기간 순매도 공세

개인, 중기배분계획 전면재검토 촉구

국민연금 국내주식 보유 규모 목표 상회, 자료=NH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국민연금 국내주식 보유 규모 목표 상회, 자료=NH투자증권
연기금의 순매도 공세가 심상치 않다. 역대 최장기간 순매도에 나서며 주식시장에 재를 뿌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연기금이 공공성을 위반했다며 기금운용방식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연기금이 잇따라 물량폭탄을 내놓으며 주식시장의 공공의 적으로 전락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47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에 나섰다. 연속순매도일수는 역대 최장기간으로 이 기간동안 팔아치운 금액은 약 14조 원에 이른다.

연기금의 순매도는 자산배분 비중조절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2021년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6.8%로 2020년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의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은 자산배분 비중을 목표에 가깝게 조정해야 한다. 2021년은 5년 단위 중기자산배분(2021~2025년) 원년이다. 이 자산배분원칙에 따라 국내주식 비중을 2025년 말까지 15% 안팎으로 단계별로 낮춰야 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신흥국 주식시장 강세는 연기금의 국내주식 비중을 크게 높였다. 국민연금 지난해 11월말 기준 국내주식 포트폴리오는 158조2000억 원으로 금융부문 가운데 비중은 19.6% 차지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도의 가속화에도 지수상승 효과를 고려하면 여전히 2021년 국내주식 목표치인 142조8000원을 크게 웃돌고 있을 것으로 추정(예상 비중 22.5%)된다”며 “현재 코스피 레벨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단순계산하면 연말까지 추가로 가능한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도는 30조 원대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연기금 2021년 일평균 코스피 순매도 속도를 고려하면 6월초 목표비중의 달성이 가능하다”며 “연기금 순매도 속도는 6월 전에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기금의 순매도 공세에 개인투자자들은 자산배분원칙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출발부터 국내주식비중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4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연금은 기금운용 원칙인 수익성과 공공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며 "최근의 '매도 폭탄'은 이 가운데 공공성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투연은 “국민연금은 규정상 주식 비중을 목표의 5% 범위 내에서 조정해 운용할 수 있어 올해 연말까지 얼마든지 완급 조절하며 과매도를 하지 않고 연착륙이 가능하다"며 "그런데도 연속 매도를 하는 것은 공매도 금지기간 중 지수 상승에 따른 공매도 세력의 손실을 막아주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을 67%나 더 보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결국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가능성보다 해외 주식 상승에 베팅한다는 것"이라며 "만일 국민연금을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탈출 러쉬가 현실화된다면 국내 주식시장의 공동화 현상이 심화돼 국내 주식시장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국내 주식 비중을 2025년까지 계속 줄이기로 한 중기배분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