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2일(현지시간) 대형 항공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덩치를 줄이는 반면 스피릿 에어라인스, 앨리전트 트래블, 그리고 비상장사인 프론티어 에어라인스 등 초저가 항공사들은 조종사 고용을 재개하고 항공망을 확충해 대형 항공사들의 시장을 빼앗을 채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항공사들은 항공수요 실종 속에 막대한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항공 운항을 대대적으로 감축했고, 이에따라 조종사들을 비롯해 직원들도 대규모로 감원하고 있다.
1일 유나이티드 항공이 보잉 737맥스를 추가 주문하고, 이전 주문물량도 인도시기를 앞당기기로 하는 등 항공수요 회복 조짐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지만 저가 항공사들의 움직임에 비해서는 여전히 굼뜬 상태다.
저가 항공사들은 팬데믹을 계기로 대형 항공사들의 입지를 흔들 가능성도 보인다.
스피릿·앨리전트·프론티어 등 3개 저가 항공사들의 미 시장 점유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만 해도 최대 10%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항공 컨설팅 업체 미다스 항공의 르네 아마스 메이스는 이들 3개 저가 항공사의 시장점유율은 올 한 해에만 10%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초저가 항공사들은 정면돌파 전략을 택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항공 수요를 재구축하는데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본사가 있는 앨리전트는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조종사 채용을 재개하면서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했다. 앨리전트는 지원자들에게 "우리는 임시해고했던 조종사 모두를 다시 불러들였다"면서 "이제는 놀라운 성장 기회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피릿과 프론티어 역시 조종사 채용 공고를 올리고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에어버스의 A320 네오 기종도 인도받기 시작했다. 대형 항공사들의 전유물인 풀서비스가 제공되는 미 동부-서부 연안 장거리 노선을 탐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형 항공사들의 움직임은 정 반대다.
팬데믹 이전인 2월에 조종사 100명을 신규 채용했던 아메리칸 항공은 막대한 노동비용으로 인해 정부의 추가 자금지원이 없으면 조종사 1850명을 내보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1조9000억 달러 경기부양안에 항공사 지원이 포함돼 있어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을 전망이지만 공격적 확장은 꿈도 꾸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달리 앨리전트 최고재무책임자(CFO) 그레그 앤더슨은 로이터에 구제금융으로 인건비를 지원받으면 좋겠지만 지원이 없어도 괜찮다고 강조했다.
앤더슨은 구글 서치 통계를 바탕으로 앨리전트의 성장세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돼 항공수요가 확대되면 저가 항공 수요가 다시 불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형 항공사들이 오랜 기간 기업 출장 수요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레저 여행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초저가 항공사들과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
초저가 항공사들이 대형 항공사들과 서비스 경쟁에 나서 무료 음료 등을 제공하기 시작하면 자칫 '지옥으로 향하는 길'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다만 기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했고, 코로나19가 앞으로 풍토병처럼 해마다 되풀이 될 것이란 예상이 높아지고 있어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얼마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할지는 의문이다.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민 초저가 항공사들이 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해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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