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식재료 생산과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중국 전역의 2억 개 이상의 중소 규모 농장들은 알리바바를 비롯한 전자상거래 사업자의 유통망에 의지하게 됐다. 기술 대기업에 대한 유통망 의존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들도 앞다퉈 농업 부문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정부로서는 반가운 일이고 기술 대기업은 정부의 압박을 상쇄하는 효과도 누린다.
시장조사업체 이퀄오션의 류위에 애널리스트는 "농업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중요한 용역"이라며 “젊은 층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밀려들고 있는 와중에 기술 대기업들이 정부의 요청에 부응해 농업을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텐센트홀딩스의 지원을 받는 싱성유수안과 미스프레시에 이어 딩동마이카이까지 스타트업들도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시장에 뛰어들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거액의 투자도 몰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핀테크부터 전자상거래에 이르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반독점 조사를 강화하고 기술 대기업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 농업은 국가적인 의제와 기술 대기업의 이해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작용한다. 일종의 긴장 완충 지대인 셈이다.
중국 국무원은 또 농업 기술을 개발하고 선진 기술을 사용하는 마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민간 투자를 늘릴 것도 요구했다. 식물의 번식 및 재배 기술은 향후 5년 동안 중국 정부의 최우선 기술 순위 중 하나로 선정됐다. 징둥닷컴은 자사의 스마트 팜 프로젝트 예산의 최소 50%가 정부 보조금으로 지원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취약점은 2억 개를 넘는 농장 중 98%가 가족이나 소규모 단위의 노동집약적인 농장이라는 점이다. 국가의 토지 소유 제한과 다양한 지형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흔한 대규모의 농업을 구현하기 어렵게 한다. 농가 근로자의 약 3분의 1이 55세 이상 고령이고 출산율도 사상 최저를 기록해 인건비 상승 요인이 크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