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부동산서비스업체 존스 랭 라사르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세계 상업용 부동산 투자액은 여행 제한, 경제 타격,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1070억 달러로 급감했다.
반면 도쿄만큼은 투자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도시별 투자액을 보면 2020년 상반기 도쿄는 전년과 비슷한 150억 달러로 세계 1위에 올랐다. 2위인 뉴욕은 109억 달러로 40% 감소했고 3위 파리는 83억 달러로 30% 줄었다. 경기 침체가 큰 도시 중 로스앤젤레스 54%, 샹하이 48% 감소 등이 눈에 띄었다.
2020년 3분기까지의 누적 투자액을 종합해도 도쿄는 194억 달러로 계속해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서울이 142억 달러로 2위를 달렸다.
지난 11월 오카산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주요 20개국 가운데, 1년물 금리가 마이너스가 된 것은 일본과 유럽 14개국이다.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도 6년물까지 연 0.5% 이하로 내렸다. 뚜렷한 플러스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인도다.
국채와 사채 운용이익이 없어지자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코로나의 피해가 적고, 경제 영향도 작았던 일본, 특히 도쿄의 부동산에 투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주로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계 자본이 도쿄 부동산에 몰렸으나 최근에는 구미 자본으로 확대되고 있다. 도심의 오피스 빌딩 등의 구입에 적극적이다. 앞으로 조 단위의 투자금이 도쿄 부동산시장에 유입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코로나로 수입이 줄어든 개인사업주 등을 지원하는 월세 지원금은 사실상 부동산 시장의 공적자금 투입에 해당한다. 또 일본은행의 REIT(부동산 투자신탁)나 ETF(상장 투자신탁)의 적극적인 구입은 부동산 및 주식시장 지원책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부동산이나 주식 등 위험자산의 상승을 계기로 한 1990년대와 같은 거품이 도쿄 부동산시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부동산 시장은 극단적인 양극화가 진행돼 왔다. 향후 과거와 같은 버블 국면으로 돌입할 가능성은 극단적으로 가격이 낮은 15%의 부동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본, 특히 도쿄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 지역의 부동산이 국내외 투자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국지적 거품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