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24] 인도, 페이스북의 왓츠앱 개인정보 보호변경 철회 요청

인도 기술부는 왓츠앱에 이달 초 페이스북이 발표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의 변경은 인도 사용자의 선택을 빼앗아간다는 이유로 이를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책 변경의 핵심은 왓츠앱 사용자 정보를 페이스북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인도 정부의 요구는 남아시아 국가에서 결제 및 다른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는 왓츠앱과 미국의 모기업인 페이스북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인도 기술부는 18일자 왓츠앱 사장 윌 캐스카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제안된 새로운 정책 변경은 인도 시민들의 선택과 자율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면서 “변경사항을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왓츠앱은 이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페이스북과의 데이터 공유를 확장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인도의 대기업 릴라이언스에 57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그 중 상당 부분은 왓츠앱을 통해 수천만 명의 전통적인 소매점들이 디지털 결제를 이용하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인도에서 4억 명의 사용자가 있는 왓츠앱은 릴라이언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의료보험 판매를 포함하여 디지털 결제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큰 계획을 갖고 있다.

이달 초 왓츠앱은 페이스북과 사용자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 직후 왓츠앱을 피해 경쟁업체인 시그널과 텔레그램으로 옮겨가는 인도인들의 다운로드가 급증했다. 인도인들이 경쟁 메신저로 플랫폼을 바꾸면 왓츠앱과 페이스북의 계획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기술부 서한은 "인도 사용자들이 페이스북과의 데이터 공유를 승인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고 유럽에서의 왓츠앱 시영자들에 비해 선택권이 제한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서한은 또 "이러한 인도와 유럽 사용자들에 대한 차별적인 대우는 심각한 비판을 받고 있으며 왓츠앱 사용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도 시민들의 권익과 관심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술부는 왓츠앱에 대해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 범주, 사용량과 국경을 초월한 데이터 흐름에 따른 고객 프로파일링 여부 등 14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왓츠앱은 지난 주 인도 등지의 이용자들로부터 새로운 약관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자, 새로운 정책 변경 시행을 2월에서 5월로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왓츠앱은 우려하는 사용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인도에서 미디어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인도 법원에는 왓츠앱의 사생활 보호 정책의 변경에 대해 두 건의 청원이 제기됐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