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니콜라 창업자 밀턴 대해부... '희대의 사기꾼'인가 '혁신 아이콘'인가

공유
0

[글로벌-Biz 24] 니콜라 창업자 밀턴 대해부... '희대의 사기꾼'인가 '혁신 아이콘'인가

center
니콜라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던 트레버 밀턴(사진)은 지난달 20일 사기 논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사진=로이터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수소전기 픽업트럭 제조업체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최근 사기 논란에 휩싸인 후 지난달 20일 사임의사를 밝혔으나 이후 성범죄 혐의로 고소 당하면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4일(현지시간) 아즈센트럴(AZCentral)에 따르면 밀턴을 고소한 것은 밀턴의 사촌인 오브리 스미스와 신원을 밝히지 않은 또 한 명의 여성으로 나타났다.

스미스는 지난달 26일 유타주 홀라데이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자기가 15세인 1999년에 밀턴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두 번째 여성은 2004년 밀턴이 운영한 보안 업체에서 어시스턴트로 근무한 직원으로, 사건이 발생한 당시 15세였다고 밝혔다.

밀턴의 지인인 타일러 위노나는 CNBC 인터뷰에서 해당 사건이 있고 난 몇 년 뒤 밀턴이 고소인을 성폭행한 사실을 자기에게 자랑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건 모두 수 년 전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변호인 측은 유타주가 성범죄와 관련해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사와 처벌이 진행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밀턴이 다른 디자이너에게서 산 트럭 디자인을 마치 자기가 직접 설계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혁신기술로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은 니콜라가 추락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0일 공매도 투자업체 힌덴부르크리서치가 "니콜라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67쪽의 보고서를 내놓으면서다.

힌덴부르크리서치는 니콜라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허구라면서 자체 인버터를 가지고 있다고 했지만 이는 기성품의 라벨을 숨긴 채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니콜라를 둘러싼 사기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면서 의혹은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니콜라의 주가는 40%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니콜라와 기술제휴를 맺은 제너럴모터스(GM)은 "니콜라를 믿는다"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전략적 제휴협상 마감시한을 연장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양사는 29일 기술제휴협상을 마무리지을 예정이었으나 마감시한을 오는 12월 3일로 미뤘다. 사기의혹이 점점 커지는데 GM 역시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게 업계의 해석이다.

밀턴은 유타 주 레이튼에서 태어나 4명의 형제와 함께 자랐다. 아버지 빌은 유니언 퍼시픽 철도에서 근무했다. 어머니 샐리는 밀턴이 10대였을 때 암으로 고생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밀턴은 고등학교 졸업 후 브라질로 선교 여행을 가서 포르투갈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법을 배웠다.

전문대학을 중퇴한 뒤 2009년 미국 유타주에 세인트 조지 시쿼리티 앤 얼람(St. George Security and Alarm)이라는 보안 기기 판매업체를 만들어 사업을 시작한 밀턴은 디젤 엔진을 CNG 터보엔진으로 전환해 주는 사업으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경보기 업체를 매각한 밀턴은 중고차를 판매하는 온라인 광고회사 유필러(uPillar)를 설립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밀턴은 2009년 11월 디하이브리드(dHybrid)라는 회사를 만들어 대체에너지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밀턴은 디젤엔진을 압축천연가스(CNG) 엔진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가진 마이크 슈라우트(Mike Shrout)와 손을 잡았다. 마이크는 CNG 엔진 기술을, 밀턴은 사업경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밀턴은 운송회사 스위프트(Swift)의 픽업트럭 800대를 CNG엔진으로 교체하기로 하고, 우선 10대의 CNG 엔진 트럭을 시험용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스위프트는 200만 달러를 주고 디하이브리드의 지분 9%를 인수하고, 32만2000달러 규모의 대출도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디하이브리드가 CNG 트럭 인도에 실패하면서 사업은 어려움을 겪었다. 약속한 10대 가운데 5대만 인도됐고, 인도한 CNG 엔진 트럭 5대의 성능도 약속에 미치지 못했다. 스위프트는 디하이브리드가 기술개발과 연구용으로만 쓰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선급금 200만 달러의 일부를 임직원 인건비와 사적 용도로 유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스위프트로부터 받은 200만 달러가 고갈될 무렵 트레버 밀턴은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나섰다. 힌덴버그는 당시 트레버가 라이더 시스템스(Ryder Systems) 앤써니 번스(Anthony Burns) 최고경영자(CEO)를 접촉하면서 "스위프트의 연료비를 38% 절감하고 있으며, 공급계약 규모가 2억5000만 달러에서 3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실제 연료비 절감 규모는 24% 정도였으며 계약금액은 1600만 달러에 불과했다고 당시 트레버가 앤써니 번스 CEO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2014년 10월 트레버 밀턴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워팅턴(Worthington Industries)에 디하이브리드시스템 지분 79.59%를 1590만 달러에 매각했다. 밀턴 부자가 급조해 만든 디하이브리드시스템스의 가치를 설립 2년 만에 1990만 달러로 인정받아 차익실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밀턴은 워팅턴 지분 매각 협상 당시 디하이브리드시스템스의 기술을 과대 포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힌덴버그는 디하이브리드시스템스가 압축가스터빈엔진으로 개조한 폐기물 트럭을 몰고 전국을 돌아다녔다는 전직 직원의 증언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 직원은 지분 매입 협상을 벌인 워팅턴에 기술 결함을 숨기기 위해 누더기처럼 결함 투성이인 디하이브리드시스템의 압축가스엔진트럭을 죽을 고비를 넘기며 몰고 다녔고, 잦은 고장을 수리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워팅턴에 지분을 매각하는 데 성공한 뒤 밀턴은 워팅턴의 신뢰도를 이용해 니콜라의 원천기술을 과대 선전하며 전기차 사업을 시작했다고 힌덴버그는 주장했다. 지난 2015년 5월 니콜라(당시 블루젠텍(Bluegentech))는 와이오밍에 있는 EV드라이브(EVDrive)와 4륜 구동 세미 전기트럭을 만들기 위한 동력전달장치 개발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는 블루젠텍의 터빈 원천기술을 EV드라이브의 기술과 접목한다고 명시돼 있다.

블루젠텍이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보유했다는 주장도 가짜인 것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EV드라이브와 전기차 동력 전달 장치를 개발하기로 하고 2개월 뒤 트레버 밀턴은 브레이턴 에너지(Brayton Energy)라는 다른 회사의 터빈을 구매하는 협상에 착수했다. 밀턴은 당시 합작사업을 진행한 워팅턴의 대표 자격으로 협상을 벌였다.

니콜라 원(Nikola One) 개발에 참여한 종업원들이나 합작 파트너들에 따르면 세미 트럭 개발은 처음부터 지지부진했다. 그럼에도 2016년 5월9일 니콜라는 돌연 수송 혁명을 선언했다. 니콜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7개월 후인 2016년 12월 니콜라 원을 완성해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그해 10월 니콜라 원의 12월 출시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기자 니콜라 측은 디자인이 아닌 실제 작동하는 트럭을 공개하겠다고 다시 확인했다. 밀턴은 12월1일 비디오 인터뷰에서도 니콜라 원이 밀어야 움직이는 모형이 아니라 실제 작동하는 트럭으로 완성에 몇 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지난 6월18일 니콜라가 2016년에 발표한 자동차는 완성되지 않았다고 폭로하자 밀턴은 당시 완성된 자동차가 없었다는 것은 이벤트에 참석한 모두가 알고 있었다면서, 안전을 위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자동차 부품은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장 영상 어디에도 트럭의 기어나 부품은 보이지 않았다고 힌덴버그는 맞섰다.

니콜라는 지난 6월4일 인수합병특수목적회사(SPAC) 벡토IQ(VectoIQ)를 합병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니콜라의 주가는 급등했고, 갑자기 억만장자가 된 밀턴은 테슬라 창립자 일론 머스크 CEO에 비교되며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았으나 이와 함께 의문도 증폭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니콜라는 GM과 협상기간을 12월1일까지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