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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FDA 승인 비화…파미셀 녹십자 셀트리온 일양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흐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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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FDA 승인 비화…파미셀 녹십자 셀트리온 일양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흐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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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어드사이언스 의약품생산 라인

“효과 없다” “효과는 있으나 부작용이 치료 효과를 상쇄한다”

렘데시비르를 놓고 벌이는 국제적 논쟁이었다. 그러나 미 FDA가 1일(현지시간)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논쟁은 일단락됐다.

이 의약품을 놓고 세계 증시마저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곡예를 했다. 우후죽순 격 연구발표 하나로 증시가 웃고 우는 사태가 벌어졌고 의료진과 환자도 헷갈렸다. 일본과 한국 의료당국도 미국의 추이를 봐가며 수입 사용승인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안테나를 미국 FDA로 돌리는 등 세계가 미국 결정을 지켜봤다.

그런데 예상을 뒤집고 Remdesivir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마냥 논쟁을 불식시키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지도 렘데시비르의 부활 얘기는 간략하게 소개까지 했다.

◇천덕꾸러기가 미다스로 변신

이 의약품은 원래 간염과 일반적인 호흡기 바이러스 에볼라를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한때 질병 치료에 쓸모없는 것으로 판명된 후 수천 가지의 다른 실패한 약물과 같이 도매급으로 넘겨져 의료진이나 의약계에서 사라진 이름이다.

그동안 코로나19치료제 후보군으로는 렘데시비르(에볼라), 칼레트라(에이즈), 클로로퀸(말라리아), 리바비린(C형간염), 아비간(신종플루) 등 5종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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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바이러스 백신


◇승인배경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렘더시비르가 갑자기 왜 승인되었을까? 이유는 딱 하나다. 대안이 없어서다. 사람은 죽어가는데, 부작용이 있다해서 손놓고 관망하는 자세는 살인행위와 다름없다.

사망자 6600명, 유가족은 하늘보다 미국 정부를 원망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생명이 달린 위태한 사안을 FDA가 구경만 할 수 없었다.

다만 승인에 긴급사용이란 단서를 달았다. 이는 정식 사용허가와는 다르다. 긴급사용 승인이 나면 처방은 가능하다. 이에 앞서 중국은 효과 없다고 발표했는데, 실제 1063명을 대상의 임상시험 예비 결론에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 대해 회복 기간을 31%, 평균적으로 약 4일 단축하는 것으로 자료를 도출했다. 효능도 보장했다.

사망자가 7만 명을 향하고 확진자 수만 113만 명으로 폭증하는데, 규제만 따지는 그것이야말로 보건당국의 패권싸움이라는 비난도 피어올랐다.

미 보건부 바이오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의 릭 브라이트 전 국장은 지난달 22일 성명에서 자신이 클로로퀸 사용에 반대했다가 전날 부로 좌천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온갖 불식과 잡음을 잠재우는 방법은 승인이었다. 물론 효과도 입증되었다.

◇렘데시비르의 남은 과제

더욱더 신뢰를 쌓기 위해선 남은 임상 시험을 통해 데이터를 도출해야 한다. 그리고 대량생산 시스템과 전 세계 공급 채널 마련의 후속 조치다. 가격 결정도 과제다.

이 제품의 생산원가는 10일 치 환자복용 분의 경우 약 10달러 선이다. 그러나 미국 일부 병에서는 5백만 원에 육박한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이 의약품을 무료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렘데시비르의 메커니즘

렘데시비르가 인체 내로 투약되면 활성 상태인 GS-441524로 대사된다. GS-441524는 바이러스의 RNA 중합효소를 교란하고 바이러스성 엑소뉴클레아제(Exon) 효소의 교정을 방해하는 아데노신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로 바이러스의 RNA 복제를 방해한다. 그러나 이 과정이 RNA 사슬을 강제로 끊어버리는지, RNA 사슬 내부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렘데시비르의 희비

-2020년 1월 말, 중국 의학 연구진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30여가지의 치료 약물 후보를 찾는 탐색 연구에서 후보군 중 3개, 렘데시비르, 클로로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가 세포 수준에서 상당한 수준의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시험 시작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것이 발단이다.

-2월 6일 중국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 시험이 시작되었다.

-1월 말, 미국에서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확진된 환자가 폐렴으로 진행되자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 허가를 받고 처음으로 렘데시비르가 투여되었다. 투여 이후 환자 상태가 급격하게 호전되었고 이후 퇴원했다.

-2020년 3월 17일, 체코에서 렘디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동정적 사용허가를 받았다.

-다음 날인 3월 18일에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탈리아인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다

-2020년 3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길리어드가 생산한 유망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있는데, 그게 ‘렘데시비르’다. 이 바이러스와 관련해 매우 좋은 결과가 있는 걸로 안다고 극찬했다.

-4월 10일 미국 시카고대가 코로나19 환자 125명에게 '렘데시비르'를 매일 투약했더니 열과 호흡기 증상이 완화됐고 중증 환자도 대부분 엿새 뒤 퇴원했다. 환자들은 '렘데시비르'를 5일이나 10일 투약했는데, 대부분이 열흘도 채 되지 않아 매우 빠른 호전세를 보였다. 투약 하루 만에 산소호흡기를 뗄 정도로 호전된 중증 환자도 있었다.

-4월 23일 중국에서 진행한 1단계 무작위 임상 시험 결과를 담고 있었다. 연구진은 237명의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했고 나머지 79명에게 가짜약을 줬다. 이들의 증상을 관찰한 결과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환자는 투약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나아지거나 혈류 내 병원체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치사율 또한 13.9%로 가짜약을 받은 집단(12.8%)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환자 가운데 18명은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기까지 했다.

-4월 26일 남성 생식 기능에 부작용. 중국 선전 산부인과·아동건강관리병원과 선전 제2인민병원이 수컷 생쥐 28마리에 렘데시비르를 주사했더니 정자 수와 정자 운동성이 하향 추세를 보였다고 발표.

-5.1. FDA의 극적 승인

◇국내 바이오 제약사의 행보는?

그렇다면 국내 제약사들의 행보는 어떠할까? 그리고 이번 미 FDA의 승인은 백신을 비롯한 치료제 개발에 나선 업체들에 어떤 영향력을 주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의 우위나 임상시험과정의 개발 시기를 맞출 수 있느냐 하는 과제 등이 그것이다. 물론 엄격한 시설과 고급두뇌를 자랑하는 국내 제약사 관점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바이오 제약계는 자신한다. 백신 개발도 이의 연장 선상이다.

표적치료제의 줄기세포 치료방법도 거론되지만 1인 치료 투입 비용이 10억여 원, 배양과정과 절차상의 문제로 상용화까지는 부담되는 분야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합성항원 재조합백신), GC녹십자(예방백신 및 항체치료제), 보령바이오파마(예방백신), 스마젠(예방백신), 지플러스생명과학(식물기반 플랫폼 예방백신) 동화약품 등이다.

치료제 개발업체로는 제넥신DNA백신), 젬백스, 카이노스메드(항바이러스제), 지노믹트리(분자진단키트 및 항바이러스 치료제), 유틸리온(면역항체활용신약), 셀트리온(치료용 단일 클론항체) 등이다.

또한, 기존약물치료제로는 이번에 FDA로부터 승인받은 길리어드사이언스, 그리고 부광약품(레보비르 클레부딘), 일양약품(슈펙트), 코미팜(항암통증치료제 파나픽스), 보바셀테크놀로지(면역치료제 NCP112), 이뮨메드(인플루엔자 적응증 치료제 HzVsFi13주), 셀리버리(중증패열증치료제 icp-NI, 한국유나이티드제약(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 등이다.

렘데시비르와 관련되는 업체로는 파미셀, 신풍제약, 진원생명과학, 엑세스바이오 등이 있다.

이들기업은 렘데시비르보다 부작용이 없고 단축된 치료 기간, 탁월한 효과의 의약품, 간염백신 개발로 오늘의 명성을 이어온 녹십자. 업계는 세계가 깜짝 놀랄 획기적인 의약품 상용화 기대는 모두 한결같다.

앞서 밝힌 업체들의 개발 흐름이나 주식향방을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이승우 글로벌이코노믹 의학전문대기자 faith8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