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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치시계는 과연 애플을 베꼈나...“틱 디퍼런트 vs 씽크 디퍼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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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치시계는 과연 애플을 베꼈나...“틱 디퍼런트 vs 씽크 디퍼런트"

애플 스위스법원에 제소...“벨라미 시계에 사용된 문구는 상표침해”

스위스시계 업체 스와치에 사용된 ‘틱 디퍼런트’(Tick Different)라는 문구. 애플은 이 문구가 자신들이 사용했던 ‘씽크 디퍼런트’(Think Different)와 유사하다며 지난 주 스위스 연방행정법원에 제소했다. 사진=스와치 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시계 업체 스와치에 사용된 ‘틱 디퍼런트’(Tick Different)라는 문구. 애플은 이 문구가 자신들이 사용했던 ‘씽크 디퍼런트’(Think Different)와 유사하다며 지난 주 스위스 연방행정법원에 제소했다. 사진=스와치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스와치가 ‘틱 디퍼런트’(Tick different, (시계가)다르게 똑딱인다)라는 문구로 애플 상표권을 침해했다. 스와치사의 벨라미 시계에 사용된 이 문구는 지난 1990년대 애플 광고 문구인 ‘씽크 디퍼런트’(Think Different)를 차용했다.”

애플인사이더·엔가젯 등은 11일(현지시간) 애플이 스와치의 일부 시계 모델에 새겨진 ‘틱 디퍼런트’라는 문구에 대해 이같은 이유를 들어 이 회사를 제소했다고 전했다.
스위스연방행정법원은 지난주 접수한 애플의 소장에 대한 판결을 진행 중이다. 애플이 승소하려면 적어도 50%의 소비자가 ‘Think Different’라는 문구를 애플 브랜드와 연관짓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애플은 취리히 소재 법률회사인 렌츠 앤 스타에헤린(Lenz & Staehelin)을 대리인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 소송과 함께 ‘스위스연방 지재권 연구소’에도 이의를 제기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애플의 소송에 대해 스와치 최고경영자(CEO) 닉 하이예크는 “두 캠페인 간의 유사성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틱 디퍼런트‘는 지난 1980년에 나온 ’항상 다른, 항상 새로운‘(Always different, always new.)이라는 문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을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문제는 스와치가 약 2년 전 ‘Tick different’라는 상표를 신청해 미국특허청(USPTO)의 상표를 부여받았다는 점이다. 미특허청은 이 상표에 대해 지난 2015년 7월 16일을 특허부여 우선일로 삼아 2016년 10월 특허출원 사실을 공표했다. 미특허청은 지난 1월에 이 상표에 대한 기간 연장을 허가했다. 스와치는 스위스에서도 똑같은 등록상표를 가지고 있다.

이 마크는 수많은 잠재적인 응용상품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스와치는 현재 비자 근거리통신(NFC)결제기능을 가진 자사의 석영손목시계인 ‘벨라미’(Bellamy)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Tick different’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스와치는 벨라미를 활용해 지난 2015년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에 진입했으며 이는 애플워치와 애플페이보다 4개월이나 앞선 것이었다.
오랜 기간 동안 애플 광고를 대행한 TBWA사 산하 TBWAChiatDay에 의해 만들어진 ‘Think Different’ 캠페인은 애플이 어려움에 처했던 지난 1997년에서 2002년까지 진행됐다. 당시 애플 공동설립자인 스티브 잡스는 이 광고를 ‘쓰레기’(또는 헛소리,crap)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애플을 상징하는 아이콘 같은 광고가 돼 있다.

‘씽크 디퍼런트’라는 제목으로 된 이 광고시리즈는 이 슬로건과 일치하는 유명한 비저너리들의 흑백 사진을 담고 있다.
애플이 씽크 디퍼런트라는 제목으로 지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광고한 동영상의 일부. 거장 파블로 피카소가 전등으로 유리위에 황소를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씽크 디퍼런트라는 제목으로 지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광고한 동영상의 일부. 거장 파블로 피카소가 전등으로 유리위에 황소를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유튜브

광고를 전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미친 사람들에게’라는 TV스팟 광고에서였으며 리처드 드레퓌스가 배경 음성으로 해설했다.

많은 광고업계 관계자는 최근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캠페인 중 하나로 ‘Think Different’를 꼽고 있다.

한편 하이옉과 스와치는 지난 2014년에 애플이 스와치의 핵심 사업에 시계부문에서 애플워치를 내놓고 잠재적 경쟁자로 떠오른 이래 일련의 논쟁적 움직임으로 빠져 들고 있다.

지난 2015년 스와치는 고 스티브 잡스가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깜짝 발표를 위해 사용하던 ‘하나 더’(one more thing)라는 문구를 둘러싼 상표분쟁에서 승소했다.

후일 스와치는 이 캐치프레이즈가 피터 포크가 주연한 TV드라마 (형사)'콜롬보'에 나오는 피터 포크의 대사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며 영화 느와르(noir)시계 모음을 판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와치는 또한 애플이 영국에 ‘아이워치’(iWatch) 상표를 출원하는 것을 막으려고 시도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아이스와치(iSwatch)와 애플의 아이와치(iWatch)의 마크가 너무나도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스와치가 애플의 필연적인 스마트 워치 출시에 대한 선제 공격용으로 ‘iSwatch’상표를 출원했다고 믿고 있다. 지난해 영국특허청은 최종적으로 스와치의 손을 들어주었다.애플이 ‘애플워치’(Apple Watches)라는 이름으로 웨어러블 제품을 출시하기로 결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