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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미약품, 8조원 기술수출로 기업가치 크게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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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미약품, 8조원 기술수출로 기업가치 크게 높아져

올해 선수금 1372억 유입 전망… 상당한 이익개선 이뤄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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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전문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실적을 분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를 꼽으라면 단연 한미약품이 첫 번째가 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했지만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가 들어오는 시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수입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입을 어느 시점에 어느 계정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KDB대우증권김현태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파이프라인 개발 진전에 따라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에 총 6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달성했다. 총 5개 과제에 대해 해외 6개 업체와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스펙트럼 파마수티컬즈에 포지오티닙(유방암), 미국의 일라이 릴리에 HM71224(면역질환, BTK 저해제),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에 HM61713(폐암, EGFR 저해제), 프랑스의 사노피에 퀀텀프로젝트(당뇨), 미국의 얀센에 HM12525A(비만/당뇨, LAPS-GLP/GCG), 중국의 자이랩에 HM61713(폐암, EGFR 저해제) 등을 기술수출 했다.

대부분의 기술수출 계약 대상회사들은 다국적 제약사인 빅파마들이다. 또한 계약 규모도 상당하다. 특히 사노피와의 계약은 이제껏 국내 업체가 이룬 최고 금액의 계약에 해당한다.

한미약품이 2015년에 이룩한 기술수출 성과는 국내 제약사들이 현재까지 기록한 계약들 비교할 때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사노피, 얀센, 일라이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대상 라이센싱 계약은 국내 기술 수출 계약 순위에 있어 금액 기준으로 1위부터 4위에 해당된다.

김현태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2015년 매출액이 9480억원으로 전년의 7613억원에 비해 24.5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00억원과 1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은 44.93% 증가하나 당기순이익은 76.91% 줄어드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2016년 실적이 사노피와 얀센과 맺은 기술수출 계약에 대한 업프런트(선수금) 인식 수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두 업체로부터 받게 되는 업프런트 계약금이 상당하기 때문에 5년간 분할 인식할 것으로 가정해 2016년에 1372억원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2016년 이후 실적 추정에 있어 2015년 기술수출한 프로젝트들의 글로벌 임상 개발 진전에 따라 받게 되는 마일스톤을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016년에 마일스톤 유입 시 예상보다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올해 상당한 이익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며 이 회사의 매출액, 영업이익, 지배지분 순이익이 각각 1조901억원, 1282억원, 745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은 38억원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이 기술료 수출을 지난해 4분기에 얼마를 잡느냐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크게 바꿔지게 된다.

한미약품의 당기순이익이 얼마를 기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증권사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KDB대우증권은 한미약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주당순이익(EPS)는 약 530원으로 한미약품의 주가가 71만원이라면 주가수익비율(PER)은 1340배 수준이 된다.

일부 증권사는 한미약품의 지난해 EPS를 7000원 선으로 전망하기도 하는데 이 때 PER은 약 100배에 달한다.


■ 한미약품이 영위하는 사업은


한미약품은 의약품 제조 및 판매를 주 목적사업으로 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복합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 발기부전치료제 '팔팔' 등이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0년 7월 1일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회사인 한미약품이 설립됐고, 그동안 영위해 오던 주요 사업은 한미약품으로 이전됐다. 기존의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로 인적분할되며 한미약품의 지주회사로 남게 됐다.

한미약품에는 500여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이 경기도 동탄에 위치한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팔탄 제제연구소와 한미약품 본사 등에서 연구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주 1회에서 최대 월 1회 투여하는 비만·당뇨 치료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 등 18개 연구개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미약품은 종속회사로 한미정밀화학과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를 두고 있다.

한미정밀화학은 1984년에 설립된 원료의약품 전문 회사로 1993년 경기도 시화공단에 대단위 원료 합성 GMP공장을 준공했고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분야에서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30여개국에 원료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는 지난 1996년 한미약품이 출자해 설립했다. 의약품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 영업 등 전 분야를 수행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했고 주력 제품은 어린이용 제품인 정장제 '마미아이'와 감기약 '이탄징'이다.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한미사이언스로 지분 41.37%인 423만2455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관순 대표는 6주를 갖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임성기 회장은 최근 2800여명의 임직원에게 1100억원 상당의 개인보유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90만주을 무상 증여키로 한 바 있다.


■ 투자포인트


한미약품은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에 5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해 계약금 8000억원, 마일스톤 7조2000억원 등 총 8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시기와 실제 계약금이 들어오는 시기에 따라 기업 실적은 상당한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언제가 상존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한미약품이 기술수출 계약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주지 않고 있고 마일스톤 또한 불규칙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한미약품 실적 추정은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한미약품이 기술수출로 기업가치가 훨씬 높아졌다는 것은 한결같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박재철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향후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에 따른 신약가치 상승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했다.

박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6조5000억원으로 반영하는데 퀀텀프로젝트에 대해서는 3조8000억원으로 책정했다”며 “인슐린과 GLP-1 등은 이미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이기에 한미약품의 퀀텀 프로젝트에 대한 성공 확률을 기타 합성의약품 신약에 대비해 높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한미약품에 대해서는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에 따른 신약가치 상승, 사노피와 얀센으로부터 6362억원의 계약금 수취 이후 사업 전략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구완성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내성폐암 표적항암제 HM61713은 국내제약 역사상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은 것으로 의미가 크다”면서 “빠르면 2017년 하반기부터 매출 발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투자증권 정승규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이 진행됨에 따라 수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일스톤은 2016년 5520억원, 2017년 4140억원, 2018년 523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본격적인 제품 출시가 예상되는 2019년 이후에는 마일스톤과 로얄티가 추가되면서 연간 1조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성 기자(애널리스트겸 펀드매니저)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