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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한파에 이직 준비하는 중소형사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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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한파에 이직 준비하는 중소형사 직원들

"구조조정 우려로 불안에 떨고 있어"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요즘 직원들이 다들 이직 준비하느라 바빠요. 최근 구조조정에 들어간 증권사들을 보면서 우리도 곧 시행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죠. 반토막 난 실적과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사태로 직원들의 이직 의지가 강해지고 있어요."

어느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의 토로다. 증권사들이 증시 불황으로 실적이 급감한데다 유동성마저 위기에 놓이자 회사를 떠나려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구조조정과 관계없는 다른 중소형 증권사로 옮겨가 증권가의 한파에 냉기를 더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올투자증권에 이어 하이투자증권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2013년 이후 9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했으며,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보다 대상자 범위를 확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태국 현지법인 '다올 타일랜드' 지분 매각에 이어 벤처캐피탈(VC) 자회사 다올인베스트먼트도 매각한다.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 영업부서와 리서치영업부를 폐지하고, 해당 부서 소속 임직원 일부를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인력 감축·부동산 매각 등에 대한 소식은 대형 증권사보단 중소형 증권사의 직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형사 대비 중소형사의 유동성 위기가 클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앞서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들이 큰 수익을 거두면서 직원들 역시 성과금 잔치를 벌였던 만큼 이번 손실도 직원들이 함께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중소형사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59개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5조573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0조5745억원에서 47.2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조5245억원으로 7조7306억원 대비 41.47%나 줄었다.

같은 기준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6.89%, 58.11% 감소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영업이익이 각각 56.27%, 48.01%, 당기순이익도 각각 59.99%, 47.06% 줄었다.

이처럼 대형 증권사들 역시 올해 실적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 직원들은 아직 구조조정 언급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미리 회사를 옮기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는 구조조정 계획이 아직 없으나 주변에서 곧 구조조정 소식이 있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며 “결정된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증권업황과 분위기에 직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